1심에 이어 항소심도 무죄 선고
수감자에 유시민 비위 제보 강요 혐의
5번 편지 보내…고위 검사와 친분도 언급
“검찰 조종하거나 영향력 행사 정도 아니다” 판시
한동훈 장관 기소 못해, ‘권언유착’은 수사중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기자가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법원이 두 차례 무죄로 판단하면서 향후 ‘권언유착 의혹’ 수사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부(부장 양경승)는 19일 강요미수 혐의를 받는 이동재 전 채널A기자와 후배 백모 기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검찰을 임의로 조정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정도가 아니어서 협박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협박으로 볼 순 있지만, 검찰 조종하거나 영향력 행사할 정도는 아냐”
이 사건 쟁점은 이 전 기자가 수감 중이던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에게 5차례 편지를 보낸 행위를 협박이라 볼 수 있는지 여부였다. 이 전 기자는 이 전 대표를 실제로 만난 적이 없다. 1조원대 사기범 이철이 편지에 겁을 먹고 협박을 당했겠냐는 반론도 있었다.
재판부는 “이 행동(5차례 서신·대리인과 3차례 만남) 전체가 ‘하나의 목적달성을 위한 수단’이기 때문에 각각이 협박죄에 해당할 필요가 없다”며 “하나만 협박이 되더라도 강요미수 협박으로 보기에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제3가 봤을 때 피고인의 서신, 대리인 만남을 통해 ‘피고인이 검찰에 영향력 행사할 수 있다’ 정도까지라고 평가되지 않는다”고 봤다. 재판부는 “각각의 행위를 협박으로 볼 수는 있으나 (피고인들이) 검찰을 조정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정도가 아니어서 협박은 성립되지 않는다. 그 결과 강요미수는 성립 안 된다”고 판단했다.
실제 피해자로 지목된 이 전 대표는 1심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한동훈 전 장관의 존재를 언제 인식했느냐는 질문에 MBC의 보도 시점 이후라고 답변했다. 검찰에서 유시민 이사장 관련 내용을 추궁받은 적도 없다고 증언했다.
‘권언유착 의혹’ 수사 힘 받을까
항소심도 무죄가 나오면서 이른바 ‘권언유착’ 의혹 사건 수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1심 무죄 선고 후 시민단체가 항고장을 제출하면서, 검찰은 이 사건을 최초 보도한 MBC 관계자들의 명예훼손, 업무방해 혐의를 들여다보고 있다. 최초 제보자 지모씨의 제보를 받고 최초 보도한 MBC와 그 배후로 의심받고 있는 정치권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이 전 기자도 1심 선고직후 정치적 배경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고, 한 장관도 이를 ‘거짓 선동’ ,‘공작’이라 규정했다
이 전 기자는 이 전 대표에게 신라젠 관련 혐의로 더 무거운 처벌을 받게 할 것처럼 위협해 당시 여권 인사의 비리 정보를 진술하게 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2020년 8월 기소됐다. 이 전 기자는 이 전 대표에게 5차례 편지를 보냈고, 이 사건 최초 제보자이자 이 전 대표 대리인을 통해 ‘본인은 물론 가족까지 중형을 선고받고, 숨겨둔 재산 박탈까지 가능하다'는 취지의 메시지도 전달했다. 당시 이 전 대표에게 접근하기 위해 친분 있는 현직 검사장을 언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른바 ‘검언유착’ 사건이라 불렸다. 현재 법무부장관인 한동훈 당시 부산고검 차장검사가 지목됐다.
1심 재판부는 “서신을 통해 피해자에게 ‘발생 가능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 정도의 구체적인 해악의 고지’를 했다는 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에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 전 기자가 ‘신라젠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 등을 언급한 행위에 대해서는 “검찰과 구체적으로 연결돼 있다거나 신라젠 수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피해자에게 인식하게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다만 “이 전 대표에게 겁을 주거나 심리적 압박을 준 행위는 취재 윤리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dingd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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