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초 편지' 저자 황대권 씨
구미 유학생 간첩단 피해자로 간담회 참석
피해 경험 담은 '다시 백척간두에 서서' 소개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26일 오전 11시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국가폭력피해자 간담회에 참석한 이재명 대표는 인사말을 끝내고 피해자와 전문가의 발언을 듣는 과정에서 옆자리에 놓인 책 한 권을 유심히 살폈다. 피해 증언과 제도 개선 방안 등의 발언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 대표의 눈은 황대권 씨가 쓴 ‘다시 백척간두에 서서’에 꽂혀 있었다.
황 씨는 이날 간담회에 ‘구미 유학생 간첩조작사건’ 피해자로 참석했다. 옥중 경험을 바탕으로 쓴 ‘야생초 편지’의 작가로 유명한 황 씨는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지난해 11월 승소했다.
‘구미 유학생 간첩단 사건’은 1985년 당시 전두환 정권 국가안전기획부가 유학생이 미국 등에서 북한에 포섭돼 간첩활동을 했다고 발표한 사건이다. 황 씨는 지하당을 조직하거나 지하혁명조직의 상호연계 내지는 단일화를 추진하기로 결심하고 반국가단체의 지령을 받아 목적을 수행하기 위해 국내에 입국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서울형사지법은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고 황 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검찰과 황씨 모두 항소했고, 항소심은 쌍방 항소를 기각했다. 황씨가 상고했지만 그 청구가 기각돼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지난 1988년 황 씨가 확정받은 무기징역은 징역 20년으로 감형됐다. 황 씨는 김대중 정부 시절인 1998년 8월15일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1985년 6월 체포된 후 약 13년2개월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것이다.
황 씨는 간담회에서 “36년이 지난 2년 전 재심으로 무죄 판결을 받았다”며 “국가 폭력에 대해 일일이 다 말하기는 어렵고 무죄 판결을 받은 그해 내가 겪은 폭력의 실태를 낱낱이 밝히기 위해 책을 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가방에서 ‘다시 백척간두에 서서’를 꺼내들며 “국가 폭력이 한 개인에 무자비한 폭력을 저질르고, 어떻게 여론을 호도했는지, 그리고 골곡진 현대사의 이면을 파해쳤다”고 덧붙였다.
nic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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