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 치료, 스트레스 완화 효과 CBD 제품 엄금

소지 시 7년 징역 및 벌금…판매 시엔 종신형 처해

관련 식품 매장 줄줄이 폐업…“안전 표준 제정 가능”

[AP]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홍콩 정부가 대마씨유로 알려진 칸나비디올(CBD)을 헤로인이나 펜타닐과 같은 수준의 위험 약물로 선언했다. 번성하던 CBD 관련 산업이 퇴출 위기에 처했다.

1일 CNN의 보도에 따르면 홍콩 보건 당국은 전날 대마로부터 추출한 CBD 화합물 판매와 사용을 홍콩 내에서 범죄화하고 위험약물로 지정했다. 홍콩 저부는 CBD과 관련된 미래 활동을 엄중히 단속하기로 했다.

새 법안에 따르면 CBD의 소지 또는 사용은 7년의 징역형과 100만 홍콩달러의 벌금에 처해진다. CBD를 제조, 수입 또는 수출하는 것은 종신형에 처해질 수 있다. 특히 홍콩을 여행하는 외국인도 처벌 받을 수 있다. 홍콩 정부는 “관련 제품을 구입하거나 홍콩으로 가져오는 위험을 감수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대마 성분 의약품인 CBD는 통증과 염증을 완화하고 스트레스와 불안을 줄이는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관련 식품이나 제품을 마켓이나 백화점, 약국체인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CBD를 대마초와 달리 항정신물질로 분류하지 않는다. 대신 심각한 형태의 뇌전증을 치료하기 위해 CBD가 포함된 약물을 승인했다.

홍콩 정부가 CBD 제품을 엄금한 것은 관련 제품에 대마 화합물 중 항정신 효과가 있는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HC)가 섞여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에서 CBD 제품은 THC를 최대 0.3%를 함유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지만 홍콩에서는 일체 허용하지 않고 있다.

홍콩에서 압수된 CBD 관련 제품들 [AP]

지난 2019~2022년 홍콩 당국은 식당과 상점, 창고 등에서 CBD 제품을 압수하고 테스트한 결과 3800개 이상의 제품에 THC가 포함됐다고 밝혔다. 다만 THC의 비율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CBD 금지령이 내림에 따라 홍콩 내에서 관련 사업은 금지됐고 관련 제품은 수거되고 있다.

2021년 문을 연 레스토랑 메드 쉐프는 CBD가 함유된 칵테일, 에피타이저, 앙트레의 전체 메뉴를 제고했지만 결국 지난해 11월 초 폐업했다. 홍콩 최초의 CBD 카페인 파운드도 지난해 9월말 문을 닫았다.

홍콩 최초의 CBD 카페 파운드에서 판매되는 CBD 관련 식품 [AP]

CBD가 포함된 4가지 맥주 제품을 판매해온 야들리 브러더스 크래프트 브루어리는 지난해 말 CBD 음료 제조를 중단했다.

루크 야들리 CEO는 “술에 취하지 않고 긴장을 풀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것이 안타깝다”면서 “홍콩 소비자의 선택권이 줄어드는 것은 올바른 방향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CBD 샘플에 대한 인증 절차를 도입하거나 안전 표준을 요구하는 것과 같은 더 나은 규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