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관리 체계, 환경부 '하천법'-행안부 '소하천정비법'으로 이원화

국가·지방하천 정비율 93.2%…소하천은 45.7% 절반도 못 미쳐

기후변화 탓 미정비 하천구간에서 가뭄, 홍수 등 물 관련 재해 급증

“소하천을 ‘하천법’ 대상으로 포함해 법-관리 체계 일원화 필요성”

2022년 9월 6일 저녁 태풍 '힌남노'의 폭우로 잠긴 경북 포항시 남구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소방·군 관계자들이 실종된 주민을 구조하고 있다. [연합]
2022년 9월 6일 저녁 태풍 '힌남노'의 폭우로 잠긴 경북 포항시 남구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소방·군 관계자들이 실종된 주민을 구조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 지난해 9월 6일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를 강타하면서 경북 포항에 시간당 최대 110.5㎜의 폭우가 내렸다. 이로 인해 포항시 남구 인덕동에 있는 아파트들의 지하주차장이 물에 잠겼고, 7명이 목숨을 잃었다. 포함 지하주차장 침수 사고는 오천읍 일대를 지나는 냉천이라는 ‘소하천’이 범람한 데서 비롯됐다.

지난해 포항 지하주차장 침수사고의 재발을 막으려면 이원화 돼 있는 하천관리 체계를 일원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하천은 우리나라 전체 하천의 64.9%에 달하지만, 환경부 소관의 ‘하천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있어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14일 환경부에 따르면 환경부 소관인 ‘하천법’ 상 하천은 국가·지방하천으로 구분된다. 국가하천이 73개, 지방하천은 3768개다. 국가하천은 유역면적 합계가 200㎢ 이상인 하천, 다목적댐 하류 및 댐 저수지로 인한 배수영향이 미치는 상류의 하천, 유역면적 합계가 50㎢ 이상이며 200㎢ 미만인 하천으로 인구 20만명 이상의 도시를 관류하는 하천을 말한다. 지방하천은 관할 도지사가 관리하는 하천이다.

하지만 정작 하천연장 기준 우리나라 전체 하천의 64.9%에 달하는 소하천(2만2229개)은 ‘하천법’ 상 하천이 아니다. 행안부 소관의 ‘소하천정비법’을 적용받는다. 지난 2018년 6월 ‘물관리 3법’ 재·개정을 통해 국토교통부 ‘수량’ 업무를 환경부로 이관하는 ‘물관리 일원화’가 됐지만, 하천은 여전히 환경부와 행안부가 국가·지방하천과 소하천을 각각 관리 중이다. 하천 관리에 관한 국가사무가 이원화돼 있다는 의미다.

우리 국토는 63%가 산지인 탓에 하천경사가 급하고 연강수량의 절반 이상이 여름에 발생한다. 하천의 평수량과 갈수량이 적어 가뭄에 취약하고, 집중호우 및 장마로 발생하는 큰 홍수량으로 인명과 재산피해가 빈번할 수밖에 없다. 정부가 다목적댐 건설, 대규모 하천정비 사업에 적극적인 것도 그래서다. 국가하천은 전체 2만9574㎞ 중 2만7551㎞ 구간에 법정계획이 수립돼 있고, 지방하천은 전체 5만4564㎞ 중 2만4936㎞가 정비된 상태다. 2018년 기준, 연간 수자원 이용량 381.0억㎥ 중 88.5%인 337.1억㎥을 하천수와 댐용수에서 공급한다.

하지만 소하천은 국가 하천 관리의 ‘사각지대’다. 실제 국가·지방하천 정비율은 93.2%인 반면 소하천 정비율은 45.7%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지난해 포항 수해에서 드러났듯 기후변화로 인한 국지성 집중호우 등 물 관련 재해를 막기 위해선 소하천 관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간접영향으로 집중호우가 내린 5일 오전 제주시 용담동 용연계곡 한천의 물이 크게 불어나 있다. 한천은 비가 내리지 않을 때는 물이 거의 흐르지 않는 건천이다. [연합]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간접영향으로 집중호우가 내린 5일 오전 제주시 용담동 용연계곡 한천의 물이 크게 불어나 있다. 한천은 비가 내리지 않을 때는 물이 거의 흐르지 않는 건천이다. [연합]

무엇보다 ‘수문조사’ 대상에 소하천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수문조사란 하천의 개발과 이용, 보전을 위해 하천의 수위와 유량 및 유사량, 유역의 강수량과 증발산량 등 기초자료를 과학적으로 관찰·측정·조사·분석하는 것이다. 2017년 1월 만들어진 ‘수자원 조사·계획 및 관리에 관한 법’에 따라 환경부가 수행한다. 현재는 ‘하천법’ 상 국가·지방하천만을 대상으로 할 뿐 ‘소하천’은 조사 대상이 아니다.

이러다보니 국가·지방하천은 수위관측소 820개, 유량관측소 572개, 초음파를 이용한 자동유량관측소 61개가 설치·운영되고 있는 반면 소하천 수문조사시설은 수위·유량관측소 10개가 전부다. 또, 국가·지방하천은 ‘수문조사연보’나 ‘하천일람보고서’를 통해 기초자료가 공개되지만, 소하천은 별도의 통계자료가 조사·발표되지 않는다. 수위와 유량 등 기초자료가 없다보니 소하천의 갑작스런 범람을 예측하고 대비할 방법도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소하천을 하천법 대상에 포함해 하천에 관한 법체계를 일원화해 통합관리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진수 국회입법조사처 조사관은 “다만 모든 소하천을 국가·지방하천과 동일하게 관리하는 건 과도한 규제가 적용될 수 있는 만큼 소하천 특성을 고려한 예외 규정을 마련하는 등 세심한 제도설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fact0514@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