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곡관리법·의료법·간호사법 본회의 직회부
노란봉투법 환노위 강행처리 후 직회부 방침
법사위 계류 60일 지난 방송법, 직회부 대기
총선 앞두고 입법권 대 거부권 구도 형성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2월 임시국회에 입법권과 행정권의 대립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국회 과반 의석(169석)을 보유한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가능성이 높은 법안들을 강행 처리한다는 방침을 세우면서다. 내년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거대야당과 대통령 사이의 ‘법안 충돌’은 더욱 잦아질 것으로 보인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이 강행 처리 방침을 세운 법안들 가운데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은 법안은 총 5개로 압축된다. 이 가운데 양곡관리법 개정안,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은 거부권 행사가 유력하고, 의료법 개정안, 간호사법 제정안, 방송법 개정안 은 거부권 행사가 신중히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양곡관리법, 의료법, 간호사법은 본회의에 직회부된 상태다. 2월 임시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국회법상 ‘법사위가 법률안이 회부된 날부터 60일 이내에 심사를 마치지 않을 경우, 소관 상임위원장은 상임위 재적 위원 5분의 3 이상 찬성으로 본회의 부의를 요구할 수 있다. 직회부 요청이 이뤄진 것은 국회 선진화법이 시행된 2014년 이후 처음이다.
초과 생산된 쌀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매입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장기적으로 쌀 생산 과잉기조를 고착화시킨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다. 간호사 업무 범위·처우 개선 등을 담은 간호법과 강력·성범죄로 금고 이상 형을 받은 의사의 면허 취소를 가능하게 하는 내용이 뼈대인 의료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민주당의 일방 추진을 비판하면서도 직역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안인 만큼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노란봉투법, 방송법 개정안도 본회의 직회부 대상이다. 이들 법안 역시 여야 합의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국민의힘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법사위를 건너 뛸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은 21일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노란봉투법을 강행처리하고, 법사위에서 60일 이상 계류시킬 경우 본회의에 직회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정부여당은 노란봉투법을 두고 ‘거대 노조의 청부 입법’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야당만으로라도 노란봉투법을 처리하는 방향으로 당내 입장을 정리했다“며 ”양곡관리법 등과 마찬가지로 법사위 계류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본회의 직회부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법 개정안의 경우 본회의 직회부 요건을 갖춘 상태다. 지난해 12월 8일 법사위에 회부된 해당 개정안은 KBS·MBC·EBS 등 공영방송 사장을 뽑는 이사의 수를 늘리고 이사 추천권을 직능단체와 시청자위원회 등에 분산하는 내용이 골자다. 정부·여당은 특정 집단으로 임명권이 편향될 수 있다고 우려하며 민주당의 방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시사하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과반 의석을 지닌 민주당의 입법권과 헌법적 권한인 윤 대통령의 거부권이 내년 총선이 앞두고 반복적으로 부딪힐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대통령이 국회의 입법권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프레임이 가능하다. 특히 문재인 전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한 적이 없다는 사실도 이 같은 정치적 공세에 힘을 싣는다.
중진의 한 민주당 의원 “현재 당의 전략과 기획은 내년 총선에 맞춰서 이뤄진다고 보면 맞다”며 “민생 법안 등 법안 처리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nic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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