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SM엔터테인먼트 이성수 대표가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에게 칼을 겨눴다. 이 대표는 최근 유튜브 채널에서 연달아 게재한 영상을 통해 이수만 전 총괄이 해외의 개인 회사를 이용해 실체를 숨기며 역외탈세를 시도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업계는 이수만 전 총괄을 향한 이성수 대표의 이러한 폭로에 대해 대체적으로 싸늘한 반응이다. 자충수에 가깝다는 사람들도 있다. 경영권 분쟁을 둘러싼 SM 현 경영진의 절박한 심정이 충분히 이해는 되지만, 게임의 룰은 지키면서 폭로와 비방보다는 설득력을 발휘하고 공감대 확보에 주력할 때다.

또한, 이성수 대표는 K팝을 대표하는 한 상장사의 대표이사로서, 그 역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자신이 주장하는 이수만 전 총괄의 문제의 행보를 최근까지 함께 수행하며 온 인물이다. 결국 역외탈세 의혹의 화살은 이수만 전 총괄의 개인 회사 CT 플래닝 리미티드(CT Planning Limited, 이하 CTP)를 묵인해 온 SM 경영진에게도 향할 확률이 크다. 이성수 대표의 말처럼 “이수만을 막지 못했다”고 반성하며 ‘셀프용서’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SM 아티스트들은 CTP 존재 알고 있었나?=이성수 대표의 주장에 따르면 이수만 전 총괄이 2019년 홍콩에 설립한 CTP는 웨이션브이, 에스파 등의 음반 유통 수익 6%를 선취했다고 한다.

예를 들어, 해외 레이블사에서 매출 100이 발생하면 그 중 6이 CTP로 먼저 가고, 94로 줄어든 금액을 두고 해외 레이블과 SM이 정산한다는 얘기다. 결국 SM과 아티스트가 애초 정상적인 금액보다 모자란 금액으로 수익을 나누는 셈이다.

이러한 주장이 사실이라면 가장 큰 피해자는 SM 소속 아티스트들이다. 2019년 설립 이래 약 3년여의 기간 동안 CTP의 존재 및 계약 관계에 대해서 SM 아티스트들이 알고 있었는지, 아니라면 어떻게 이러한 정산 구조가 아티스트 동의 없이 이뤄질 수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

▶책임 미룬 폭로…SM, 관련자 조치-사후 대책은 무엇인가?=이성수 대표는 불과 10개월 전만 해도 경제 전문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에 출연해 “그분(이수만)을 영입하기 위해 매출의 6%를 지급해야 한다? 저는 그런 계약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라고 말하며 라이크기획을 통해 지급하는 6%의 프로듀싱 로열티 비용을 직접적으로 변호했었다.

이후 1년여 만에 확연히 달라진 온도차로 폭로전에 나선 현재, 아직까지 CTP 문제 해결을 위한 SM의 내부 조치와 언급은 없다. 지난 20일 진행된 기업설명회(IR)에서도 에스엠은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8% 증가한 2,564억 원, 영업이익은 70%증가한 252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을 뿐, 매출이 축소되는 계약을 승인한 관련자에 대한 조치나 사후 대책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발표된 SM 3.0 경영 전략에서도 본인들 스스로 문제를 제기했던 CTP사후 대책은 전무했다.

반면, 하이브 측은 “HYBE와 이 전 총괄의 계약에 따라 SM과 이수만 전 총괄과의 별도의 거래관계나 계약이 존재할 경우 완전히 해소할 수 있으며, SM과의 직접 계약이 아니더라도 CTP에서 기(旣) 계약되어 있는 SM 아티스트 관련 수익은 받지 않는 것으로 이미 협의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즉, 하이브가 이수만 전 총괄의 주식을 인수하면서 오히려 ‘문제의 거래’ 관계를 말끔하게 해소할 수 방법이 자연스럽게 생긴 것이다. 앞으로 그 문제는 하이브와 이수만 전 총괄의 계약만으로도 해결된 거나 다름없다. 그렇다면 SM 현 경영진은 이 문제에 대해 기존계약 파기 외에 어떠한 방법이 있을 것인지 고민하고 대책을 내놔야 한다.

물론, 하이브도 SM 인수전에 본격적으로 들어왔다면, 머니게임 외에 향후 지배구조 개선, K-팝 독과점 문제, 멀티 레이블 체제 등 다각도로 설득적인 청사진을 발표해야 한다. 지금은 SM에서 벗어났지만 SM C&C에 인수합병됐던 울림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가 SM 아티스트들의 활동 일정 때문에 피해를 봤다는 점을 감안하면 하이브와 SM의 결합은 그 이상의 정교함을 요한다. SM까지 포함한 하이브 계열의 수많은 아티스트들에게 어떻게 음악을 만들고 활동 일정을 짤지도 아티스트에겐 중요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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