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26일 첫 단독콘서트

이틀간 관객 1만명 운집

에스파 세계관 집약한 무대

“뒤숭숭한 회사 상황에서도

멋진 무대 보여줘 안심했다”

데뷔 후 첫 단독콘서트를 열고 1만 명의 관객과 만난 에스파. 사진은 ‘2023 에스파 퍼스트 콘서트 싱크 : 하이퍼 링크’ 공연 모습. [SM엔터테인먼트 제공]
데뷔 후 첫 단독콘서트를 열고 1만 명의 관객과 만난 에스파. 사진은 ‘2023 에스파 퍼스트 콘서트 싱크 : 하이퍼 링크’ 공연 모습. [SM엔터테인먼트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회사가 뒤숭숭한 상황에서 공연을 하다 보니 팬들도 걱정이 많았는데 이틀 간의 공연을 너무 멋지게 잘 마쳐 팬들도 안심했어요.”

에스파의 든든한 ‘마이’(MY·에스파 팬덤)인 김혜인(26) 씨는 25~26일 이틀간 서울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 에스파 퍼스트 콘서트 싱크 : 하이퍼 라인’(‘2023 aespa 1st Concert ‘SYNK : HYPER LINE’)를 모두 관람한 소감을 이렇게 들려줬다.

2020년 데뷔, ‘4세대 그룹 시대’의 포문을 연 에스파가 소속사를 둘러싼 안팎의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생애 첫 단독 콘서트를 무사히 마쳤다. 이틀간 함께 한 관객만 해도 1만 명. 마지막날 콘서트엔 SM의 막내를 응원하기 위해 슈퍼주니어 이특 은혁, 동방신기 최강창민, 태연, 샤이니 민호 키, 레드벨벳 웬디 슬기, NCT 해찬 지성 등이 객석에서 함께 했다.

이날의 콘서트는 데뷔 4년차 에스파의 독특한 세계관과 역사를 집약해 보여주는 무대였다. 현실과 가상을 오갔고, 에스파의 정체성인 아바타 멤버들도 끊임없이 소환하며 기존 K팝 그룹에선 볼 수 없었던 무대부터 K팝 그룹의 콘서트라면 으레 상상가능한 무대까지 꾸몄다.

에스파 첫 콘서트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에스파 첫 콘서트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에스파는 SM엔터테인먼트의 막내이지만, 현재 SM이 추구하는 방향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그룹이기도 하다. 가상과 현실을 오가는 ‘미래 엔터테인먼트’를 담은 세계관, AI와 로봇이 찾아올 날을 예견해 본격적인 ‘버추얼 세계’로 입문한 그룹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이 세계관으로 인해 ‘입덕’한 팬들이 상당하다. 공연장에서 만난 김설(26) 씨는 “세계관에 과몰입하는 것은 아니지만, 독창적이고 독특한 세계관이 구성돼 있다는 점과 그 세계관을 멤버들의 개개인의 역량으로 풀어낸다는 점이 에스파를 좋아하는 이유다”라고 말했다.

콘서트에선 본격적인 무대 시작 전, 영상을 통해 에스파의 세계관을 먼저 소개했다. 에스파는 4명의 현실 멤버(카리나 윈터 지젤 닝닝)와 이들의 또 다른 자아인 아바타가 포함된 8인조 그룹이다. 이들 아바타 멤버는 이름 앞에 ‘아이(ae)’를 붙이고, 현실 멤버와 아바타는 인공지능 서비스 나비스의 도움을 받아 소통한다. 이날 콘서트에서도 무대 위의 네 멤버와 함께 영상을 통해 네 명의 아바타 멤버들이 어우러졌다.

공연의 타이틀이 ‘싱크 : 하이퍼 라인’인 이유다. ‘하이퍼 라인’에 대해 닝닝은 “온라인은 에스파와 아이가 만나는 세계, 오프라인은 에스파와 마이(에스파 팬덤)가 만나는 세계, 하이퍼라인은 아이와 마이와 에스파가 만나는 세계”라고 했다.

에스파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에스파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에스파의 콘서트는 ‘걸스(Girls)’로 시작, 무려 8곡의 노래를 부른 뒤에야 첫 인사가 나왔다. 윈터는 “오늘 이렇게 콘서트 2일차에 접어들었는데, 아쉽게도 첫날에 어색하고 삐걱거리는 모습을 (여러분은) 보지 못했다”며 “오늘이 조금 더 나은 모습이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윈터는 ‘걸스‘에서 “손에 피가 나면서까지 연습”한 기타 연주를 들려주기도 했다.

공연에선 무대마다 아바타 멤버들이 속속 등장했다. 카리나는 자신의 아바타와 함께 파워풀한 춤선을 완성하며 ‘메나쥬리(Menagerie)’를 들려줬다. 카리나가 직접 작사에 참여한 이 곡은 가짜 아이들이 우글대는 환각 퀘스트 속을 동물원에 비유했다. 에스파의 세계관과 정체성을 표현한 곡이기도 하다. ‘도깨비불’ 무대에선 네 명의 멤버 뒤로 투명 OLED를 설치, 아바타 멤버 아이가 함께 무대를 꾸몄다. 윈터는 “이게 되게 비싸다”며 “돈 열심히 벌어서 그 친구들 옷을 바꿔 입히는 날까지 잘하자”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공연에선 화려한 폭죽과 불꽃이 터졌고, 레이저와 리프트를 활용한 장치를 통해 에스파의 세계관과 정체성을 담아낸 무대가 완성됐다. 데뷔 4년차 그룹이지만 2시간의 긴 러닝타임을 채우기에도 레퍼토리의 부족함이 없었다. 멤버들의 솔로 무대와 미공개 신곡 무대, 빅히트를 기록한 ‘블랙맘바(Black Mamba)’, ‘넥스트 레벨(Next Level)’, ‘새비지(Savage)’까지 무려 25곡이 에스파의 첫 콘서트를 가득 채웠다. 솔로 무대는 특히 인상적이었다. 윈터는 감미로운 목소리로 ‘입모양 (Lips)’을, 지젤은 ‘투 핫 포 유(2Hot4U)’로 강렬한 래핑을, 닝닝은 ‘웨이크 업’을 통해 아름다운 춤선을 선보였다. 안무 연습 영상과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통해 스포했던 ‘써스티(Thirty)’, ‘아임 언해피(I’m Unhappy)‘, ’돈트 블링크(Don‘t Blonk)’, ‘핫 에어 벌룬(Hot Air Balloon)’, ’욜로(YOLO)’, ‘틸 위 미트 어게인(Till We Meet Again)’ 등의 미공개 신곡도 이날 콘서트에서 공개됐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SM엔터테인먼트 제공]

모든 무대를 다 마치자, 팬들은 “영원히 서로의 팬이 되어주자”는 문구를 들고 에스파에게 ‘포에버(약속)’을 불러줬다. 에스파 멤버들은 눈시울을 붉히며 팬들의 목소리에 노래를 얹었다. 지젤은 공연을 마친 뒤, “너무나 재밌게 뛰어놀았다. 어제보다 더 편안하고 좋은 시간이었다”고 했고, 닝닝은 “어제도 오늘도 행복했다. 항상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윈터는 “앞으로도 여러 콘서트를 통해 깜짝 놀랄 무대 준비하겠다. 앞으로 나올 신곡도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서울 공연을 마친 에스파는 오는 3월 15일 오사카를 시작으로 일본에서 월드 투어 공연을 이어 간다. 카리나는 “덕분에 너무나 행복한 시간이었다. 컴백해서 더 특별한 모습 보여드리겠다”며 “항상 성장하는 에스파, 더 멋진 에스파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의 공연은 에스파를 향한 팬덤 ‘마이’의 마음도 함께 느껴진 시간이었다. 에스파의 데뷔 때부터 팬이었다는 김민정(21) 씨는 “처음엔 너무 예뻐서 좋아했는데, 보다 보니 노래도 잘 하고 춤도 잘 추는 뭐든지 다 잘하는 그룹이었다”며 “워낙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는데, 이렇게 멋진 무대를 보여줘 자랑스럽다. 에스파의 세계관을 해치지 않는 활동이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혜인 씨는 “에스파는 팬데믹 상황에서 데뷔해 4세대 K팝 그룹의 시대를 열며, 해외 활동을 위한 활로를 열어준 그룹이다. 누구도 시도하지 않은 세계관을 선보이며 결국 ‘넥스트 레벨’로 역량을 입증한 에스파의 정체성이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s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