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식 디자인과 넘치는 출력 장점
국내 소비자 성향 맞을지는 미지수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 크롬 소재로 마감된 라디에이터 그릴은 고급스럽고 강인한 느낌을 준다. 육중한 차체는 직접 올라탔을 때 탑승자의 눈높이를 5톤(t) 트럭이나 버스 운전자 수준까지 높여준다. 갈색과 검은색을 강조한 실내 인테리어는 ‘미국식 프리미엄’을 느끼게 한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강력한 출력을 느낄 수 있다.
제너럴모터스(GM) 산하 브랜드인 GMC의 초대형 픽업트럭 시에라가 한국에 상륙했다. 한국지엠이 내세운 포인트는 ‘럭셔리어스 프리미엄 픽업트럭’이다. 디자인과 출력은 한국 소비자 성향에 잘 맞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를 반영하듯 100여대로 추정되는 첫 선적 물량은 온라인 판매 이틀 만에 모두 소진됐다.
2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GM)은 내달 두 번째 GMC 시에라 선적물량을 국내에 들여온다. 한국지엠이 구체적인 판매량을 아직 공개하지 않은 상황에서 앞선 선적 물량과 같은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GMC 시에라는 국내에 없던 초대형 픽업트럭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시에라는 전장 5890㎜·전폭 2065㎜·전고 1950㎜의 거대한 몸집을 자랑한다. 국내 출시된 경쟁 모델보다 크다. 그만큼 넓은 적재공간이 장점이다. 높은 전고에서 탁 트인 시야도 좋지만, 국내의 좁은 차선과 주차공간을 고려하면 불편함이 생길 수밖에 없다.
판매가격과 연비까지 경제적인 부분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GMC 시에라의 판매가격은 9330만원부터다. 국내 픽업시장에서 압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렉스턴 스포츠가 2519만원(와일드M/T 기준)부터 3740만원(익스페디션 기준)의 가격대를 형성하는 것과 비교하면 진입장벽이 높다고 볼 수 있다.
GMC 시에라의 공인 복합 연비는 7㎞/ℓ(도심 6㎞/ℓ, 고속도로 8㎞/ℓ) 이다. 높은 배기량에서 오는 낮은 연비도, 최근 자동차 업계에 부는 전동화 바람을 고려하면 소비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GMC 시에라의 주요 고객층은 실제 요트를 보유하거나 캠핑을 즐기는 등 야외활동이 많은 4050세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들이 취미를 즐기기 위해 구매하는 ‘서드카(Third Car)’가 주된 포지션”이라고 설명했다.
화물차로 분류돼 3만원이 되지 않는 연간 세금과 국내 픽업트럭 시장의 활성화는 GMC 시에라의 한국 시장 안착에 긍정적인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최근 야외활동을 즐기는 여가 인구가 증가하면서 국내 픽업트럭 시장 규모는 연간 3만대 수준까지 성장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와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가 최근 집계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픽업트럭 판매량은 2만9685대였다.
국내 픽업트럭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모델은 쌍용차의 스테디셀러인 렉스턴 스포츠다. 렉스턴 스포츠는 지난해 2만5388대가 판매되며 총 85.5%의 점유율을 가져갔다. 수입 픽업트럭의 경우에는 쉐보레 콜로라도가 2929대, 포드 레인저 618대, 지프 글래디에이터 566대가 판매됐다. 이런 국내 수요와 신차효과를 감안했을 때, GMC 시에라가 월간 100여 대 수준으로 판매가 꾸준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업계도 주목하고 있다. 시에라의 성공 여부에 따라 향후 추가적인 픽업트럭 모델의 국내 출시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최근 남양연구소 인근에서 포착된 기아의 모하비 기반 픽업트럭 테스트 차량도 경쟁 모델 중 하나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지금까지는 마니악(Maniac)한 차량으로 분류됐던 픽업트럭 시장에는 새로운 콘셉트 차가 없었다”면서 “GMC 시에라가 성공할 경우 픽업트럭 시장이 다양화되고 추가적인 경쟁모델이 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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