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윤미 선임기자]10대 소년 범죄가 뉴스를 탈 때마다 여론은 들끓는다. 잔혹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어리다는 이유로 처벌 받지 않는 소년법 폐지를 주장한다. 화제의 넷플릭스 드라마 ‘소년심판’은 이런 현실을 차분하게 보여주며 우리 사회에 질문을 던진다. 촉법소년 연령을 낮추고 소년범들을 엄벌하면 소년범죄는 줄어들까?
지난 2015년부터 6년간 부천시 청소년법률지원센터 센터장으로 일하면서 위기 청소년들을 변호해온 변호사 김광민씨는 저서 ‘나는 왜 소년범을 변호했을까’에서 “청소년을 비난하기 전에 먼저 우리 사회를 되돌아 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자극적으로 부풀려진 소년범죄…대중 분노 야기
저자는 흔히 말하듯 소년범의 연령이 갈수록 낮아지는 것도 아니고 이들이 전체 범죄자에서 차지하는 비율 역시 0퍼센트에 가까우며 오히려 소년범죄율은 소폭이지만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라고 강조한다. 극소수의 사건이 부풀려지고 자극적·선정적으로 보도돼 대중의 분노를 야기시킨다는 지적이 다.
위기 청소년과 함께 한 6년을 담아낸 책에서 그는 가정과 학교, 사회 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채 경계에 선 소년들의 얘기, 폭력의 족쇄 속에서 그들이 택한 잔혹한 현실을 가감 없이 들려준다.
가족의 성폭력을 피해 집을 나왔다가 성폭력 가해자가 된 청소년, 아버지의 폭력을 견디다 못해 아버지를 때린 소년, 하라는 대로만 하면 정규직이 될 수 있다는 말을 따랐다가 범죄자가 된 소년, 범죄를 저지를 것 같다는 이유 만으로 소년원에 가게 된 소년들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경제적 어려움과 돌봄의 공백이다. 아이들의 방패막이가 되어주어야 할 가정이 지독한 가난과 폭력으로 이들을 거리로 내몰았다. 학교 역시 이들을 품어주기 보다 문제아로 구별짓고 나머지 아이들 편에서 이들을 몰아냈다. 사회 역시 이들에게 경멸의 시선을 보냈다. 소년들이 돌아갈 곳은 없었다.
사회에서 보호받지 못한 그들, 재범률도 높아
저자는 특히 소년범의 재범률에 주목한다. 2017~2021년 연간 재범 소년 가운데 절반은 3회 이상 범죄를 저질렀다. 6회 이상 범죄를 저지른 소년 비율도 같은 기간 24.1%~29.5%에 달했다. 우리 사회가 소년범들을 교화하지 못하고, 우리 사회 일원으로 살아가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지 못했다는 증표다. 이는 성인범죄로 이어지고 사회 피해자는 더 늘어나는 악순환을 만들어낸다.
저자는 또한 검사와 사건에 대해 다툴 수 없는 소년범 재판의 특수성이 오히려 소년범에 대한 선입견을 주고, 정당한 자기 변호를 힘들게 한다고 주장한다.
“나는 가해소년의 변호사입니다”고 말하는 저자의 말은 피해자가 분명 존재하는 상황에서 가해자를 옹호하는 말처럼 들릴 수 있다. 하지만 저자는 우리 사회가 외면하는 소년범들에 대해 알아야 범죄를 예방하는 게 가능하다는 점에서 발언을 이어간다.
소년범죄는 가정폭력, 학교폭력, 빈곤 등이 주 요인인 경우가 많은 만큼 사회책임이 크다는 게 일관된 주장이다. 이들을 개인 일탈로 비난할 수 없으며 소년심판이 처벌보다 교화에 치중해야 하는 이유다.
나는 왜 소년범을 변호했을까/김광민 지음/인물과사상사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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