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분할은 대주주만 유리” 우려

“기업 현실상황 고려해야” 반론도

서울 중구에 위치한 OCI 본사 전경. [OCI 제공]
서울 중구에 위치한 OCI 본사 전경. [OCI 제공]

3월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이번 주부터 본격 시작되는 가운데 주요 상장사의 인적분할을 둘러싼 찬반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인적분할 이후 소수 보유 지분이 희석되는 반면 대주주 지배력이 높아지는 ‘자사주 마법’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소액주주 중심으로 커진 것이다. 반면 학계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기업에 따라 상황을 꼼꼼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반론도 잇따른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지주사 체제 전환을 목적으로 인적분할 안건 통과를 위해 주총을 개최하는 상장사는 4곳이다.

OCI는 OCI홀딩스(지주회사)를 존속회사로, OCI(사업회사)를 신설회사로 나누는 방식의 인적분할을 추진 중이다. 인적분할 안건 통과를 위한 주주총회 개최 일자는 22일이다.

대한제강 역시 디에이치오(지주회사)와 대한제강(사업회사)으로 나누고, 동국제강의 경우 동국홀딩스(지주회사)·동국제강(사업회사)·동국씨엠(사업회사) 등 총 3개 회사로 분할하는 내용의 인적분할을 진행한다. 조선내화는 조선내화홀딩스(지주회사)·조선내화(사업회사)로 분리하는 안건을 주총 표결에 부친다. 세 회사 주총 개최 시기는 5월 12일로 잡혔다.

인적분할은 주주들이 기존회사와 신설회사 지분을 동일하게 갖는 기업 분할 방식을 말한다. 기존 주주에 신설회사 주식이 배분되고, 경쟁력 있는 사업을 더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증권가에서는 호재로 받아들여져 왔다.

그러나 인적분할에 대해 반대 목소리도 최근 커지고 있다. 앞서 2월 현대백화점 임시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의 반대로 안건이 부결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사안에 따라 인적분할을 냉정한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인적분할 관련) 최근 ‘무조건 대주주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이용되는 나쁜 수단’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게 됐다”면서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면 합리적인 경영 판단으로 존중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 교수는 인적분할을 평가할 경우 ▷분할 기업의 자사주 규모와 매입 경위 ▷활용 방안 등을 사안별로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통상 대주주 지배력을 볼때 분할 비율, 대주주 지분율, 자사주 규모 등 3대 기준을 봐야 하는데 OCI와 동국제강의 자사주 지분율은 각각 1.26%, 4.12%으로 자사주 효과를 논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것이다. 일례로 현대차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OCI의 경우 인적분할을 통해 관심을 받지 못했던 사업부 가치가 부각되고, 사업회사 분할 상장 후 합산 시가총액이 증가할 것”이라고 판단하기도 했다.

이우현 OCI 부회장도 최근 기자와 만나 “(지배력 강화가 목적이었다면) 지주사를 3으로 가져가고 사업회사를 7로 가져가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됐을 것이지만 그렇게 설계된 것이 아니다”면서 “지주사 구조를 통해 각 분야 전문인력을 확보하고 적재적소에 맞는 인력 운영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현 추진안은 반대로 지주사 대 사업회사 비율이 7대 3이다.

시장 상황과 현실적 측면 등이 고려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재혁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정책1본부장은 “인적분할은 과거부터 문제 없이 사용이 되던 제도이고, 대주주와 소액주주에 동일하게 기회를 주도록 설계됐다”면서 “분할 등 소식에 따라 주가가 출렁이는 것은 시장의 반응인 것이지 제도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의미는 아닌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다른 증권업계 고위 관계자는 “주식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 이연 특례가 올해 연말에 일몰되고, 물적분할에 인적분할 방식까지 막힌다면 사실상 기업의 지주회사 전환 자체가 원천 차단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양대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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