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電·현대차 외인 자금 유출 9일 옵션만기일 최대 고비로

새해 시장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던 시장 전문가들의 ‘1월 효과론’이 자취를 감췄다. 외국인은 연일 선물과 현물을 팔고 있고, 기관도 이렇다 할 방어에 나서지 않고 있다. 시장 약세의 최대 요인은 기업 이익에 대한 우려다. 특히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시가총액 1, 2위 기업에 대한 실적 우려가 커지면서 글로벌 자금이 빠르게 빠져나가고 있다.

따라서 삼성전자의 4분기 잠정 실적이 발표되는 7일과 옵션만기일인 9일이 시장의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전문가들은 이번 하락이 지난해 6월과 꼭 닮았다고 분석한다.

당시 삼성전자는 JP모간이 성장 둔화를 제기한 리포트 한 장에 주가가 하루 새 6% 이상 폭락했다. 당시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 14조원 줄면서 코스피도 1.8% 급락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 엔화 약세에 삼성전자 주가 쇼크 등이 나타나면서 하락했다”면서 “특히 BNP파리바 발 삼성전자에 대한 실적 우려가 시장 급락을 초래했다는 점에서 벤치마크 변경에 따른 뱅가드펀드의 팔자세만 빠졌을 뿐, 작년 6월 쇼크와 원인이 같다”고 분석했다.

업계는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이익 비중 감소는 예견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의 실적 전망 하향이 투자 심리에 악영향을 미칠 수는 있지만 추세적인 팔자세를 불러올 만큼 부정적이진 않다는 분석이다.

김주형 동양증권 연구원은 “실적시즌을 앞두고 국내 기업의 이익 전망치 하향은 진행돼 왔던 일이나, 하향의 주된 곳이 시가총액 1, 2위인 삼성전자와 현대차라는 점에서 외국인 매도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제외한 국내 주요 기업의 올해 순이익은 69조1000억원으로 작년 대비 45.2% 성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증시의 이익모멘텀은 훼손되지 않은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글로벌 기업과 비교해도 하락이 지나치다는 분석이 나온다.

곽현수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4분기 순이익이 8조원이든, 9조원이든 글로벌에서 가장 높은 수익을 내는 회사”라며 “현재 세계에서 분기 기준 8조원 이상의 이익을 낼 수 있는 회사는 애플, 엑손모빌, 그리고 삼성전자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의 이익은 세계 3위인데 시가총액은 4분기 기준 예상 순이익 10억달러 이상 기업 가운데 23위라는 점에서 팔자세는 과하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시장이 늘 합리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엔화 약세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환율이 기업 이익을 좌우하는 절대 변수가 아닌데도 현대차는 엔저에 대한 심리적 트라우마와 함께 신차효과에 대한 긍정적 기대가 반영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1월 옵션만기가 예정돼 있는 것도 사자세로 전환할 수 없는 이유다. 외국인은 올 들어 2거래일간 2만1000계약이 넘는 공격적인 선물 순매도에 나서면서 베이시스가 약화된 데다, 1월 만기는 계절적으로 매도가 우세하다. 직전연도 12월 배당을 노리고 들어온 프로그램 매물이 해가 바뀌며 청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말 배당을 노리고 금융투자를 중심으로 9000억원가량이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올 들어 이 가운데 3000억원이 매도돼 약 6000억원의 프로그램 매도가 대기하고 있고 만기 이전 청산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권남근ㆍ성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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