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원타오 중국 상무장관이 EU의 연이은 대중국 보호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다음주 벨기에 브뤼셀에 급파될 예정이다. [로이터]
왕원타오 중국 상무장관이 EU의 연이은 대중국 보호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다음주 벨기에 브뤼셀에 급파될 예정이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장관)이 다음달 유럽연합(EU) 본부가 있는 벨기에와 다른 유럽국가들을 순차적으로 방문할 예정이다. 미국에 이어 원자재 분야에서 ‘탈중국’을 추진하고 있는 EU와의 무역 개선이 순방 목적으로 분석된다.

31일(이하 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복수의 익명 취재원을 인용해 왕 상무 장관이 내달 초 EU 고위 관리들을 만나고 독일 베를린을 비롯해 유럽 도시들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2020년 이후 중국은 EU의 최대 무역 상대국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EU는 중국에 대해 “우리는 덜 순진해야 한다”고 주의를 환기하며 중요 원자재에 대한 과도한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 하고 있다.

EU는 지난 28일 중국이 EU 회원국에 대해 보복성 수출 통제를 가할 경우 맞대응하는 ‘위협대응조치’(Anti-Coercion Instrument)도 도입했다. 사실상 중국을 염두에 두고 디자인한 ‘지정학적’인 무역 방어 조치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연내 시행이 예상된다.

이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30일 경제 안보에 초점을 맞춘 강력한 대중국 접근방법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EU는 앞으로 로봇 공학, 인공 지능, 마이크로 전자 공학 및 양자 컴퓨팅과 같은 분야에서 유럽 기업의 중국 투자를 제한할 가능성이 커졌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유럽 기업의 자본, 전문성, 지식 등이 라이벌인 중국의 군사 및 정보 능력을 강화하는 데 사용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기차 등 미래 산업의 다양한 분야에서 핵심 원료로 떠오른 리튬과 코발트 같은 주요 광물의 중국 공급도 차단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다. 태양광 및 풍력 장비 역시 국내 생산을 시도하면서 중국에 대한 에너지 의존을 점진적으로 줄이려 하고 있다.

이미 유럽에 진출한 중국 테크 기업들도 퇴출 위기에 놓였다.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TikTok)은 EU 기관의 업무용 휴대폰에서 사용이 금지됐으며, 여러 EU 역내 국가도 뒤따르고 있다. 앞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EU 회원국의 5G 인프라에서 배제됐는데,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EU는 화웨이의 로비 활동을 잠재적 스파이 활동으로 간주해 조사에도 착수한 상황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유럽 정상들과의 만남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다음주 함께 베이징을 찾으며, 4월 중순에는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도 방중한다.

SCMP는 중국이 정상들과의 만남과 함께 왕 장관을 급파함으로써 서방국과의 무역 경색 돌파구를 마련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이번주 중국 하이난에서 열린 보아오 포럼에서도 왕 장관이 직접 팀 쿡 애플 CEO를 만나 공급망 안정화에 대해 논의했다. 왕 장관은 애플을 포함한 서구 기업들에게 좋은 환경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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