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등 주요 기업들 미국 전기차 인프라 시장 진출 속도

2차전지 소재 업체들도 수혜 전망

미국 시장 놓고 일본·중국 등과 치열한 경쟁 가능성도

미국 휴스턴 조지 부시 국제공항에 위치한 아비스-에버차지의 전기차 충전소 전경 [SK E&S 제공]
미국 휴스턴 조지 부시 국제공항에 위치한 아비스-에버차지의 전기차 충전소 전경 [SK E&S 제공]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미국 정부가 자동차 탄소 배출 기준을 더욱 강화하고 오는 2032년까지 신차의 3대 중 2대를 전기자동차(EV)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을 조만간 발표한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의 급진적 정책 변화에 글로벌 전기차 인프라를 두고 한국 주요 기업들의 대응도 한층 긴박해질 전망이다. 특히 전기차 충전과 2차전지 소재 등 분야에서 ‘미래 먹거리’를 두고 기업 간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에 미 환경보호청(EPA)이 오는 12일(현지시간)께 새로 발표하는 기준안은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량을 전체의 절반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던 기존 목표를 한 단계 강화한 조치로 풀이된다.

당장 전기차 충전 관련 인프라 시장이 한층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SK그룹을 비롯해 LG·롯데·한화·GS·LS·효성 등이 전기차 충전 사업을 새로운 주력 분야로 키우고 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전기차 충전 시장 규모가 올해 65조원 수준에서 2030년에는 584조원까지 확대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SK의 경우 미국 전기차 충전 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평가다. SK E&S는 지난해 3월 4억 달러(약 5300억원)를 투자해 전기차 충전기 분야에서 독자적인 기술력을 갖춘 미국의 에버차지를 인수했다. 이어 지난 1월에는 글로벌 기업 아비스와 함께 휴스턴 공항 내 대규모 전기차 충전소 구축에 성공하는 등 기존 에너지솔루션 사업과의 시너지 창출에 주력하고 있다.

SK시그넷의 경우 미국내 전기차 초급속 충전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현재 SK그룹은 SK네트웍스·SK에너지 등을 포함해 그룹 내 총 8개 계열사가 담당하는 전기차 충전 관련 사업을 통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LG그룹은 핵심계열사인 LG전자가 지난해 6월 GS에너지·GS네오텍과 손잡고 전기차 충전기 전문 업체 ‘애플망고’를 인수했다. 작년 말에는 조직개편을 통해 BS사업본부 산하에 ‘EV충전사업담당’ 조직을 신설하고 미국 시장 공략을 적극 타진 중이다. 국내 전기차 충전기 업체인 대영채비는 최근 아시아 국가 최초로 미국 전기차 충전기 사업자에 선정되는 등 현지 공장 설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2차전지 소재 기업들도 이번 미국 정책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 재무부는 지난달 한국산 양극재·음극재로 제조한 전기차 배터리를 사용해도 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부지침을 공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LG화학·롯데케미칼·포스코퓨처엠(구 포스코케미칼) 등 주요 기업들의 2차전지 관련 4대 소재(양극재·음극재·분리막·전해액) 등에 대한 글로벌 밸류체인 구축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LG화학의 경우 올해 미국 테네시주에 연 12만t 규모의 양극재 공장 착공을 앞두고 있다.

반면 미국 시장을 놓고 글로벌 업체들과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점은 부담이다. 미재무부는 IRA 지침에서 일본을 핵심광물 원산지 조달국에 포함시켰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일본의 전통적인 소재 강자들의 미국 시장 진출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크라이슬러 등 14개 자동차 브랜드를 보유한 미국의 스텔란티스는 일본 파나소닉과 북미 지역 세번째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한 상황이다. 세계 최대 배터리 업체인 중국 CATL도 지난 2월 포드와 손잡고 미국 미시간주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다.

중국의 경우 신흥국을 중심으로 전기차 인프라 시장을 구축하면서 북미 시장 진출을 적극 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bigroo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