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원 가까이 높아도
인테리어 인건비, 자잿값 인상에
차라리 올수리 택해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 인건비와 자잿값 상승으로 재건축 등 사업에서 공사비 인상 갈등이 촉발되는 가운데 인테리어와 같은 집 수리비도 급격한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게 형성되는 ‘올수리’ 매물 거래가 곳곳에서 신고되고 있다. 자신의 취향대로 인테리어를 진행하던 과거의 흐름과 달리 이미 수리된 메물의 가격 메리트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2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서울시 성동구 응봉동 대림강변타운아파트 전용 59㎡가 11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전용면적 매물 호가가 9억5000만원이고, 지난달과 같은 달 8~9억원대 거래가 여러차례 이뤄진 것을 고려하면 2억원 가까이 가격이 높은 매물이 손바뀜된 상황은 이례적이다.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이 매물의 경우 ‘올수리’ 매물로 전해진다. 성동구에서 영업하는 한 공인중개사는 “수리가 잘 된 매물이고 매수자가 마음에 들어해 시세보다 높은 가격임에도 거래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인건비, 자잿값 상승으로 인테리어 비용이 크게 올랐고 시공할 부분도 다양해져 차라리 수리가 이뤄진 집을 선택한 것이다. 또다른 공인중개사는 “전세 매물도 올수리가 1억원정도 높은데 더 잘 나간다”면서 “최근에는 수리 여부에 따라 가격차이가 많이 나서 매매시에도 이를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 예비 매수자는 “집을 수리하려면 보관 이사를 해야하는데 이 비용도 만만치 않다고 하더라”면서 “수리에 드는 시간과 인테리어를 고르는 기회비용 등을 생각하면 조금 가격이 높더라도 수리된 곳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인테리어 비용은 코로나19 중후반 이후부터 지속 상승 중이다. 인테리어 업계에 따르면 2020년 이후 인건비가 15%, 자재비는 기본 30%씩 올라 기본 수리만 해도 전용면적 3.3㎡당 200만원에 육박하고 있다. 자재의 재질과 확장 여부 등에 따라 총 비용은 유동적이나 샷시 작업까지 진행할 경우 통상 전용면적 59㎡ 안팎은 5000만원, 84㎡ 안팎은 1억원 가량을 수리에 지불해야 한다.
이에 인테리어 업체를 통해 견적을 의뢰한 후 가격표를 받고서 공사를 포기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한 인테리어 업체 대표는 “체감상 견적 의뢰는 늘고 있지만 비용을 받고 착공까지 가는 사례는 줄고 있다”면서 “코로나19 시기에는 해외여행을 가는 등 큰 소비할 일이 없어서 인테리어에 투자하는 이들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비용이 직접적인 부담으로 다가와 공사를 하지 않겠다고 하는 분들이 나타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비용 부담에 반셀프 또는 셀프 인테리어를 하는 이들도 늘어나는 모양새다. 인테리어 작업 전반을 업체에 일임하는 일명 ‘턴키 시공’에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 결과다. 반셀프 인테리어를 진행한 A씨는 “각 전문가들에게 직접 연락을 하고 일정을 조율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비용 측면에서 보면 20~30%는 절약한 것 같아 뿌듯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