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폼랩스 공동창업자 기소

루나·테라 법적으로 불가능

미러 프로토콜 기술 실현 못해

서울 남부지검은 25일 테라-루나 발행사 테라폼랩스 공동 창립자 신현성 전 차이코퍼레이션 총괄대표를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사진은 지난달 30일 신 전 대표가 서울남부지법에 구속 전 피의자신문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는 모습. [연합]
서울 남부지검은 25일 테라-루나 발행사 테라폼랩스 공동 창립자 신현성 전 차이코퍼레이션 총괄대표를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사진은 지난달 30일 신 전 대표가 서울남부지법에 구속 전 피의자신문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는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1년전 대규모 폭락으로 ‘암호화폐 겨울’을 불러온 루나-테라 사태 책임자로 지목된 신현성(38) 전 차이코퍼레이션 대표가 불구속 기소됐다. 신 전 대표는 몬테네그로에 구금 중인 권도형(32)과 함께 테라폼랩스를 공동 창립했다.

검찰은 신 전 대표가 루나-테라 사태가 실현 불가능한 프로젝트임을 알고도 프로젝트를 강행, 블록체인 경제 생태계가 작동하는 것처럼 속여 투자자 피해를 야기했다고 봤다. 루나 코인 가치 상승을 위한 각종 프로젝트도 기술적으로 실현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25일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단장 단성한)은 신 전 대표 등 8명을 자본시장법 상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을 돕는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전 티몬 전 대표 유모(38)씨 등 2명도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루나 코인을 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한 투자 계약 증권이라고 판단, 단순 사기가 아닌 자본시장법을 적용했다.

검찰은 테라폼랩스의 테라 프로젝트가 실현 불가능한 허구라고 판단했다. 테라폼랩스는 루나-테라를 한쌍의 암호화폐로 고안했다. 테라는 1개당 1달러로 가치로 고정(pegging)된 스테이블 코인이며, 루나는 테라 가격을 1달러로 안정화 시키기 위한 코인이다. 예를 들어 1테라 가격이 1달러에 못 미치면, 테라 코인을 루나와 교환하는 방식으로 소각해 1테라 가격을 끌어올린다. 테라폼랩스는 테라-루나 교환 알고리즘으로 테라 안정성을 담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결제 사업을 진행해 루나 코인 가치를 끌어올리겠다고 주장해왔다.

검찰은 “블록체인 지급 결제 서비스가 법적으로 허용될 수 없어 가격 고정 알고리즘은 처음부터 실현 불가능했다”며 “테라폼랩스는 2018년 9월 이를 확인하고도 블록체인 기반을 가장한 프로젝트를 추진, 블록체인 결제 생태계가 확대되는 것처럼 조작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테라폼랩스가 자동화 프로그램을 이용해 자전 거래를 반복해 거래량을 부풀리고, 특정 가격을 설정해 매도·매수 주문을 반복했다고 봤다.

검찰은 암호화폐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테라폼랩스 측이 홍보한 상품들도 사기라고 봤다. 앵커 프로토콜이 대표적이다. 테라 코인을 예치하면 연 20%에 달하는 이자를 주는 상품이다. 테라 코인이 결제 수단으로 사용되지 않아 대출 수요가 부족했기 때문에, 루나를 예치한다고 해도 수익을 담보할 수 없었다고 봤다. 사실상 폰지 사기였던 셈이다. 미러 프로토콜도 마찬가지다. 미국 주식 가격을 추종(미러링)하는 토큰(mAsset)을 테라 블록체인에 생성해 이를 거래하거나, 해당 토큰을 기반으로 테라를 대출받는 일종의 금융 상품이었다. 하지만 검찰 조사 결과 미러 프로토콜은 미국 주식 가격을 추종하는 알고리즘 자체를 기술적으로 실현하지 못했다.

검찰은 “거래 조작 및 투기 수요 창출을 통해 테라 코인을 고정했지만 2022년 5월 테라 코인 시장 규모가 거래 조작으로 고정 가능한 범위를 초과하면서 회복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테라-루나에 지나치게 돈이 몰리면서 테라폼랩스의 인위적인 개입이 힘을 잃었다는 뜻이다.

신 전 대표는 루나 코인 폭락 직전까지 최소 1541억원 상당 수익을 실현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에 따르면 신 전 대표는 앵커 프로토콜이 출시된 2021년 3월부터 본격적으로 루나 코인을 매도했다. 검찰은 신 전 대표가 테라 블록체인 결제 사업을 내세워 받은 1221억원의 차이 프로젝트 투자금도 금융 사기라고 판단했다.

검찰은 “피고인들의 불법수익 환수 및 피해자 회복 지원을 위해 2467억원 상당 재산에 대한 추징 보전 조치를 완료했다”며 “테라 프로젝트 금융사기 사건 전모를 규명하기 위해 관련자 국내 송환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park.jiye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