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경기 이천 본사서 ‘쉰들러의 생존권 위협 규탄대회’ 열어
-노조원 600여명 참석…“적대적 인수 시도, 무분별한 소송 남발 규탄”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현대엘리베이터의 유상증자를 놓고 2대 주주인 쉰들러홀딩AG(쉰들러)의 갈등이 점차 악화되는 가운데 현대엘리베이터 노조가 “쉰들러의 부당한 적대적 인수 시도를 규탄한다”며 단체 행동에 나섰다. 현대엘리베이터 노조가 이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엘리베이터 노동조합(위원장 권순평)은 이날 오전 경기도 이천시 현대엘리베이터 본사 대강당에서 ‘쉰들러의 생존권 위협 규탄대회’를 열고 쉰들러의부당한 인수합병 시도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노조는 현대엘리베이터의 유상증자와 관련해 쉰들러 측이 주주의 권리를 명분으로 신주발행금지가처분, 이사회의사록 및 회계장부 열람 등 잇따라 법적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국내 점유율 1위인 현대엘리베이터의 승강기 사업을 인수하기 위한 행동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성명서에서 “다국적 승강기 제조사들은 시장 확보 후 국내 연구개발 시설을 없애는 것은 물론 생산 공장마저도 폐쇄해 수많은 노동자가 직장을 잃었고, 값싼 제품을 수입해 물량 공세를 펼치며 토종 승강기 업체를 고사시켰다”며 “쉰들러는 부당한 목적을 이루기 위한 시도와 한국 승강기인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밝혔다.
권순평 노동조합 위원장은 “쉰들러는 2003년 중앙엘리베이터를 인수한 뒤 연구개발 기능을 축소하고 생산 공장을 물류 창고로 전환해 시장 점유율 5%대의 회사를 2%대로 추락시킨 전례가 있다”며 “쉰들러가 국내 1위의 시장 점유율과 세계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현대엘리베이터를 집어삼킬 경우 국내 승강기 시장과 원천 기술은 모두 잠식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 위원장은 이어 “현대엘리베이터 노동조합은 쉰들러의 무분별한 소송 제기 등 부당한 인수 시도를 더 이상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조합원은 향후 쉰들러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부당한 시도가 계속될 경우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해 말 현대그룹이 발표한 자구계획안에 따라 조만간 유상증자를 앞두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공시한 내용에 따르면 신주의 1차 발행가격은 오는 14일 확정되며, 2월24일부터 구주주 청약이 시작되고, 3월14일에는 신주가 주식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다. 신규 발행 주식 중 80%는 기존 주주들이, 나머지 20%는 우리사주조합에 우선 배정된다. 이중 실권된 주식은 일반공모하게 된다.
이번 유상증자는 현대그룹 자구계획안 실행의 첫 걸음인만큼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2대주주인 쉰들러가 공식적으로 반대입장을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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