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규 법제처장 인터뷰
만나이 시행 앞두고 각종 우려에
“걱정 있으나…행정적 혼란 사라져”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만 나이가 적용되면 초등학교 같은 반 친구한테 ‘생일 지났으니 형이라 불러라’고 말하는 일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도 있다. 실제는 그런 일이 잘 일어나지 않을 거라도 본다. 지금도 같은 학년이면 다 친구로 지내지 않느냐.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완규 법제처장은 14일 헤럴드경제와 전화 인터뷰에서 만 나이 제도에 대해 “심각한 혼란이 있진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오는 28일부터 법적·사회적 나이가 ‘만 나이’로 통일된다. 현재 연도에서 출생 연도를 뺀 ‘연 나이’가 적용되는 경우도 다수라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이 법제처장에게 예상되는 사회적 비용과 긍정적 효과에 대해 물었다.
‘만 나이 통일법’이 시행되면 법령과 계약, 공문서 등에 표시된 나이를 원칙적으로 만 나이로 사용한다. 이 법제처장은 “어린이에게 약을 복용할 때 ‘O세 이상 복용’ 규정에 대해 연 나이인지 만 나이인지 헷갈리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런 일은 없어질 것 같다”며 “구청과 같은 민원 현장에서 연 나이를 말하면서 복지 제도 수혜를 못 받았다고 항의하는 사례도 나이가 일괄 통일되면서 혼란이 사라질 것 같다”고 기대했다.
실제 그동안 법적 분쟁까지 번지기도 했던 나이 논쟁은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한 회사에서는 임금피크제 적용 나이를 두고 노사 간 갈등이 생겨 소송을 하기도 했다. 노사 단체협약상 임금피크제 적용연령인 “56세”의미를 두고 노사가 법적 공방을 벌이다 결국 대법원 ‘만 55세’로 해석하면서 마무리됐다. 나이가 통일되면 이러한 법적 다툼도 잦아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여전히 연 나이를 기준인 제도도 많다. 대표적인 사례가 술·담배를 구매할 때는 연 나이를 기준으로 하는 청소년보호법이 적용된다. 입대 연령도 변화는 없다. 병역법 역시 연 나이 기준으로 19세가 되는 해에 병역판정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처장은 술·담배 구입 시 연 나이 사용이 유지되는 것에 대해서는 “혼란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우리가 보통 대학교에 들어가면 성인이라고 보지 않나. 대학교 입학하는 연령이 되면 생일이 지났는지 여부를 따지지 않고 술을 구매할 수 있도록 인정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술·담배 구입할 때는 연 나이를 사용하는 것이 맞다는 얘기다.
스포츠토토(체육진흥투표권)의 경우 구매 가능 연령을 만19세로 둬서 판매자의 고충이 예상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생일이 지났는지 안 지났는지 따져야 하는 상황이 오는데 그런 경우는 판매자를 위해 신분증 제시를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다”며 “또 위조된 신분증 등을 사용하는 경우 판매자가 처벌받지 않는 면책 조항을 넣어 보완하려 한다”고 말했다.
앞서 법제처는 지난 12일 만 나이 통일법의 후속조치로 연 나이를 쓰는 6개 법률 개정안을 일괄 발의했다. 개정 법률안은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법, 성매매 알선 처벌법, 성폭력 범죄 처벌법, 특정강력범죄 처벌법, 성폭력 방지법, 국민체육진흥법 6건으로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 발의한다. 1차 정비는 '만 나이 통일법' 시행을 앞두고 부처 협의가 완료된 법률을 대상으로 추진됐고, 2차 정비는 연말에 추진될 예정이다.
이 처장은 일부 혼란이 있지만 행정 분야에 긍정적인 효과가 많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각종 서류에서 ‘만 O세’ 이렇게 작성하는 란을 없애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행정기관에서 일관성이 있어 편할 것이다 ”고 설명했다. 또한 “해외에서는 다 만 나이를 사용하고 있다. 이전에는 외국인과 거래할 때 우리나라 나이를 설명해야 했으나 이제는 거래 등에서 좀 편하게 일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만 나이 적용을 두고 한동안 혼선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이 처장은 “지방자치단체나 관공서에 만 나이 통일에 대해 지속적으로 홍보를 하고 있다”며 “잘 홍보해서 앞으로 동사무소나 구청에서 관련 민원을 받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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