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대법원 전원합의체 선고
교통사고로 식물인간 된 남편
성년후견인이 처벌불원서 제출
“반의사불벌죄 원칙적으로 대리 안돼”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반의사불벌죄에서 성년후견인이 의사표현이 불가능한 피해자를 대신해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하더라도 인정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은 성년후견인이 피해자를 대리해 형사합의를 할 경우 양형요소에 반영되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17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금고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반의사불벌죄에서 성년후견인은 명문의 규정이 없는 한 의사무능력자인 피해자를 대리해 피고인 또는 피의자에 대한 처벌불원의사를 결정하거나 처벌희망 의사표시를 철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성년후견인의 법정대리권 범위에 통상적인 소송행위가 포함되어 있거나 성년후견개시심판이 정하는 바에 따라 성년후견인이 가정법원의 허가를 얻었더라도 마찬가지”라고도 했다.
재판부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은 ‘피해자의 명시적 의사’에 반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규정한 만큼 “처벌 의사는 피해 당사자의 명시적 의사에 달려있음이 명백하다”고 했다. 반의사불벌죄에서 피해자의 처벌불원의사에 대해 대리를 허용하는 규정이 없기 때문에 “반의사불벌죄 처벌불원의사는 원칙적으로 대리가 허용되지 않는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했다.
다만 박정화·민유숙·이동원·이흥구·오경미 대법관은 반대의견을 내고 “사무능력자인 피해자를 위해 처벌불원 의사표시를 대리할 수 있다는 명시적인 규정이 없지만 이를 금지하는 규정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며 “현행 형사소송법의 해석상 제3자에 의한 처벌불원의사의 지원·보완이 불가능하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의사능력이 충분하지 않은 사람도 정상적인 사회의 구성원으로 활동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의사무능력이라는 이유로 자신의 신상 등에 관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봉쇄하는 것은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이나 행복추구권을 부정하는 것과 다름없다. 제3자로 하여금 그 결정을 대신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의사능력이 충분하지 않은 사람의 자기결정권이 실질적으로 구현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도 판단했다.
A씨는 2018년 11월께 성남시 분당구에서 자전거로 B씨를 들이받아 뇌손상 등 중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사고로 B씨는 2019년 6월 의사표현이 불가능한 식물인간 상태 판정을 받았다. 이후 배우자 C씨는 법원으로부터 장애질병 등으로 제약을 받는 사람을 대신하는 성년후견인으로 인정받았다.
1심 선고가 나기 전 C씨는 A씨에게 4000만원을 받고 합의했고, 법원에 처벌불원서를 제출했다. A씨는 B씨의 법정대리인인 성년후견인 C씨가 B씨를 대신해 처불 불원의사를 밝혔다는 이유로 공소기각을 주장했다. A씨가 받는 교통사고특례법위반상 치상 혐의는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한다. 1심은 A씨에게 금고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처벌불원서를 받아들이지 않고 유죄 판결한 1심에 문제가 있다며 항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dingdong@heraldcorp.com
![일본서 사라진 인플레 ‘명목 앵커’…물가·엔화에 중요한 이유 [츠토무 와타나베]](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816.209013b3297d4c92ab32710d529f3877_T1.jpg?type=h&h=240)
![프롬프트의 신법 [‘오늘’에 대한 우리 이야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901.203c531a96884d4da174595cad521d59_T1.png?type=h&h=240)
![자산가의 저력은 하락장서 나타난다…위기 속 기회 찾는 ‘힘’ [큰손 따라잡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8/31/news-p.v1.20260831.a0fa168d036d4658b6cb03a0502c0de4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