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전남 영암에서 일가족 5명이 숨진 사건과 관련, 가장이 자신의 성범죄를 숨기려고 아내와 세 아들을 살해하고 자신도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부검 결과가 나왔다.
17일 전남경찰청과 영암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영암군 영암읍 한 농촌마을에서 숨진채 발견된 일가족의 1차 부검 결과 가족 4명의 직접적인 사인은 ‘흉기에 의한 손상사’, 아버지 김모(59)씨의 사인은 ‘약독물사’로 추정된다는 구두 소견이 나왔다.
일가족 5명의 사망은 지난 15일 오후 3시54분쯤 주택 창문의 핏자국을 발견한 이웃 주민의 112신고로 확인됐다.
경찰은 소방구급대와 함께 출동해 집안에서 김씨, 김씨의 아내, 김씨 부부의 20대 아들 3명 등 모두 5명의 시신을 발견했다. 당시 일가족의 시신은 다량의 피를 흘린 상태였고, 현장에선 흉기 1점과 싱크대에서 살충제 성분 농약 1병이 발견됐다.
경찰은 김씨가 이 농약을 음독한 것인지 약독물 검사를 통해 확인할 예정이다. 현관 출입문도 잠겨 있었고, 외부 혈흔이나 외부침입 정황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김씨가 아내와 아들들을 살해한 뒤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가 성범죄 피의자로 전환된 뒤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정황도 확인됐다.
김씨는 지난 4일 다른 마을에 사는 여성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피의자였다. 그는 이틀 전 경찰 출석 요구에 날짜를 추석 이후로 미뤘고, 변호사를 선임해 대응을 준비했다.
김씨는 피해 여성과 가족끼리 평소 교류해온 것으로 파악됐으며, 혐의를 줄곧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씨가 주변 지인들에게 극심한 스트레스를 토로했고, 극단 선택을 암시하는 말을 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성범죄로 고소된 사실을 부인이 알게 되면 절대 안된다”며 “만약에 부인이 알게 되면 가족들 다 죽이고 자기도 죽어버리겠다는 말을 했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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