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사 랩(Lab)으로 미리보는 3자 합동연구소
기업·학교 연구 담당자 함께 ‘협업’ 체계 구성
자금과 인력도 공유…기술 효용도 함께 ‘시너지’
[헤럴드경제(싱가포르)=김성우 기자] “모두 16개의 프로젝트를 같이하는데, 기업과 대학 담당자가 각각 2명씩 함께 있어요. 다 같이 한 사무실에서 근무하니까 따로 미팅할 필요도 없고, 끊임없이 대화합니다.” (난양이공대학 콘티넨탈랩 책임자)
현대자동차그룹, 싱가포르 과학기술연구청(A*star)과 ‘합동 연구소’를 구성하는 난양이공대학교(NTU)은 ‘세계 기술 연구’의 핵심 거점으로 평가받는다. 싱가포르 주롱에 있는 연구 중심의 국립대학교로 이공계 분야에서 전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교육기관으로 평가받는다.
난양공대는 현대차그룹과도 지난 2021년 업무협약(MOU)을 맺고, 디지털 트윈·인공지능(AI)·자동화 분야에서 교류를 이어왔다.
특히, 지난 21일(이하 현지시간) 현대차그룹과 체결한 ‘기술 개발 생태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기점으로 양사 간 협업 모델은 합동 연구소 체제로 진화, 차별화된 산학 모델을 구축하게 된다. 합작 연구소에서는 구체적으로 AI와 로보틱스, 메타버스, 3D 프린트 분야 연구가 다뤄진다.
지난 16일 난양공대 캠퍼스에 있는 산학연구 단지를 찾아, 글로벌 상용차 기업 콘티넨탈과 난양공대가 함께 컨소시엄을 세운 ‘콘티넨탈 랩(Lab)’을 둘러봤다. 향후 현대차그룹이 난양공대, A*Star와 함께 운영할 ‘싱가포르 합작 연구소’의 모습을 미리 체험하기 위해서다.
투명 유리로 건축된 건물 한쪽에 콘티넨탈을 상징하는 ‘노란색’ 벽 사이로 콘티넨탈 랩이 눈에 들어왔다.
현장에서는 AI를 활용한 차량 충돌 방지 기술 연구가 한창이다. 눈으로 완벽하게 파악이 힘든 수직 교차로 진입 차량을 첨단기술로 활용해 미리 파악하고, 충돌 상황을 사전에 방지하는 것이 목적이다. 현장에서는 파트별로 나눠 앉은 연구원들이 짝을 이뤄서 연구작업을 진행했다. 연구를 위한 정보수집과 프로그래밍 작업, 시뮬레이션 기기를 활용한 가상환경 테스트도 이뤄졌다.
산학협력을 담당하는 조남준 난양공대 재료공학부 석좌교수는 “콘티넨탈 외에도 HP와 싱텔(싱가포르 통신기업), 델타항공, 콘텐트 등 20개가 넘는 글로벌 기업들이 난양공대와 랩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회사는 학교에 있는 인재들을 활용해 지식재산권을 확보할 수 있고, 학교 입장에서는 기업이 추진하는 사업의 기술 개발에 선제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게 이점”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현대차 합작연구소는 산업·학계·정부의 3자 연계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현지에서는 ‘트리플 힐릭스’라고 불리는데, 기업과 학교가 먼저 기술개발을 함께 하기로 손을 잡고 정부에 제안하는 형태로 설립된다.
산·학·정 3개 주체는 모두 인력을 파견하고 연구도 함께 진행한다. 투입되는 비용도 1:1:1로 모은다. 기술개발을 통한 효용도 산·학·정 3개 주체가 함께 나눈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통해 새로운 연구 인력을 확보할 기회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난양공대와 A*STAR는 기업과 함께 설립한 연구소를 바탕으로 인재를 양성하고, 이들을 해당 기업의 연구책임자로 보낸 바 있다.
데이비드 로우 박사(A*Star 내 프로젝트 담당자)는 “2003년부터 ‘기업역량 업그레이드’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1000명 이상의 과학자와 연구원을 기업에 배치했다”면서 “A*Star은 현재 18개 연구소, 6000여 명의 우수한 연구진을 갖추고 있어, 협업하는 기업들의 평가도 좋다”고 말했다.
난양공대와 A*Star는 향후 현대차그룹과의 협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조 교수는 “싱가포르 안에서 K드라마, K팝에 대한 인기가 활발한데 그 이상으로 현대차그룹에 대한 인지도도 높다”면서 “그만큼 많은 학생들이 한국 기업에 관심이 있는 만큼, 연구원과 학생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로우 박사도 “현대차그룹과 같이 굉장히 글로벌로 잘 알려진 아주 훌륭한 네임벨류를 갖고 있는 기업과 일하게 된 점에 대해 큰 기대를 하고 있다”면서 “자동차 산업 고도화와 자동화, 유연한 제조 환경 구축을 위해 3자가 함께 분주히 노력해 갈 것”이라고 당부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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