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재현 기자]중국이 지난해 8월 한국인 마약사범 3명을 사형한 데 이어 한국인 마약사범 1명에 대한 사형을 다시 집행했다. 이에 따라 반년만에 중국에서 사형당한 한국인 마약사범은 4명으로 늘었다

외교부는 중국 사법당국이 마약 밀수 및 운반 혐의로 사형 판결을 받은 김모씨에 대한 형을 집행했다고 중국측으로부터 5일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김씨는 약 5㎏의 마약을 밀수하고 운반한 혐의로 2010년 5월 중국에서 체포된 뒤 2012년 4월 베이징(北京)시 중급인민법원의 1심 재판에서 사형 판결을 받았으며 같은 해 12월 열린 베이징시 고급인민법원의 2심 재판에서 원심이 확정됐다. 중국은 3심제인 한국과 달리 2심제를 채택하고 있어 2심이 최종심이다.

중국 법원은 김씨가 마약 검거량뿐 아니라 밀수 3회, 운반 1회 등 범죄 횟수가 많으며 범죄를 저지르는 데 있어 주범으로 핵심 역할을 했기 때문에 사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서는 사형당하지 않는 마약소지가 중국에서는 사형을 당하는 범죄가 되는 것은 마약범죄의 처벌에 관한 각국의 양형기준이 다른데서 온 일이다.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을 따르라”는 말로 대변되는 ‘속지주의’관점에서 볼때, 중국의 영토에서 일어나는 외국인들의 범죄를 중국이 처벌하는 것은 중국의 사법권 아래 있는 일인 게 현실이다.

중국은 마약 사범에 대해서는 내ㆍ외국인을 막론하고 예외없이 법이 허용하는 안의 범위에서 최대한 엄격한 처벌을 내려왔다. 여기에는 19세기 영국과 아편전쟁을 치르는 등 마약으로 인한 엄청난 사회 문제를 겪은 ‘아픈’ 경험에다 지금도 마약 복용과 유통 등이 만연해 사회적인 병폐가 심각하다는 판단이 자리 잡고 있다.

중국은 1㎏ 이상의 아편이나 50g이상의 필로폰·헤로인을 밀수ㆍ판매ㆍ운수ㆍ제조할 경우 사형에 처할 수 있도록 형법에 규정하고 있다. 실제로 2009년 12월 고든 브라운 당시 영국 총리까지 나서 영국인 마약사범의 사형 집행을 막으려고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사형을 집행했다. 중국은 이외에도 2010년에는 일본인 4명, 2011년 필리핀인 4명, 2013년 필리핀인 1명을 사형에 처했고 지난해에도 한국인 3명 외에 파키스탄인과 일본인 각 1명이 마약 범죄로 사형당했다.

마약류에 대한 다른 외국의 처벌도 엄격하다. 특히 동아시아 지역의 처벌이 강해 싱가포르의 경우 필로폰 250g 이상을 소지ㆍ밀매ㆍ밀수한 경우 사형에 처하게 돼 있으며 외국정부의 감형 요청도 잘 받아주지 않는다. 필리핀도 필로폰 50g이상을 소지ㆍ밀반입한 경우 최대 사형 및 50만~1000만페소(1180만원~2억36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한다.

영미 쪽도 예외는 아니다. 미국 역시 순도의 필로폰을 50g 이상 거래시 초범은 10년 이상, 재범은 20년 이상의 형을 부과하고 3범은 무기징역에 처한다. 영국은 소지ㆍ복용시 7년 이하 징역 및 벌금형에 처하며 밀매 등 공급사범에 대해서는 최고 무기징역까지 가능하다.

한국의 경우 양형기준 상 마약 단순 투약은 징역 1~3년을, 매매 및 알선과 수ㆍ출입 혹은 제조 등 공급사범은 7~11년. 대량범의 경우 8~11년의 형을 기본으로 사유에 따라 가ㆍ감경한다. 법적으로는 영리 목적 매매ㆍ알선ㆍ수수 상습범은 사형이나 무기징역이 가능하지만 양형기준 상에선 최대 14년까지 처벌하도록 돼 있다.

한편 중국에서 한국인 연루 마약범죄 적발이 잇따른 가운데 광저우(廣州) 바이윈(白雲) 공항에서는 지난달 28일 한국인 22명이 마약 밀수혐의로 체포돼 이 중 14명이 형사 구속되기도 한 상태다.

중국에서는 현재 20여명의 한국인이 마약, 살인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사형 선고를 받았으나 대부분은 형 집행을 유예받았다. 이에 따라 현재 중국에서 형 집행 유예자를 제외하면 사형 집행을 앞둔 더 이상의 한국인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