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지혜 기자] 하루 두 갑의 담배를 피우는 직장인 김모(36) 씨는 최근 롤링타바코를 제작하느라 바쁘다. 담배 가격이 인상되면서 두 갑의 담배를 피우는 게 부담스러워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담배를 끊을 생각은 아직 없다. 김 씨는 “일과 가정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너무 크고,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담배”라며 “담배를 끊으면 정말로 병에 걸릴 것만같다”고 말했다.
담배 가격이 2000 원 인상되면서 흡연자들 사이에서 금연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금연이 가장 절실한 골초 흡연자들도 그럴까. 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년간 흡연자 중 담배를 끊으려고 한 사람의 비율은 47%에 이르지만 하루 한 갑 반 이상의 담배를 피우는 ‘골초 흡연자’의 경우 그 비중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20세 이상 인구 중 ‘지난 1년간 금연시도 여부 및 금연이 어려웠던 이유’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하루 10 개비 이하로 비교적 적게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 중 지난 1년간 금연을 시도해 본 비율은 50.5%인 데 반해 11 개비~20 개비는 44.8%, 21 개비~30 개비는 39.9%만이 지난 1년간 금연을 시도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하루 31 개비의 담배를 피우는 골초 흡연자들은 35% 만이 최근 1년간 금연을 시도한 경험이 있다고 답해 담배를 많이 피우는 사람일수록 금연을 시도하는 비중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흡연자들이 담배를 피우는 이유는 대개 스트레스 때문이다. 10 개비 이하, 11 개비~20 개비, 21 개비~30 개비, 31 개비 이상 등 모든 조사 군에서 50% 이상의 응답자들이 담배를 피우는 이유를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답했다. 특히 31 개비 이상의 담배를 피우는 흡연자들은 스트레스라고 답한 비중이 56.6%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조사 결과는 담배 가격을 인상하는 등의 금연 정책이 과연 ‘진짜 금연이 필요한 골초 흡연자’들에게 효력이 있겠느냐는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같은 결과와 상관없이 담배를 많이 피울수록 금연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고 지적한다.
이성규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박사는 “흡연자들이 느끼는 스트레스는 니코틴에 의한 중독 현상이기 때문에 비흡연자들은 느낄 수 없는 스트레스”라고 분석했다.
이 박사는 “니코틴 때문에 도파민이 분비되면서 기분이 일시적으로 좋아지는 현상이 있는데 이 느낌은 흡연자들로 하여금 금연을 해야 할 필요성을 저하시킬 수 있다”면서도 “흡연자들은 니코틴 중독 때문에 일반적으로 모두가 느끼는 직장, 가정 등의 스트레스에 비해 스트레스 과잉의 상태임을 인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금연을 하는 순간부터 니코틴이 배출돼 몸의 회복 속도를 빠르게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gyelove@heraldcorp.com
<표>
2014 금연시도 여부
특성별 계 있다 없다
10개비 이하 100.0 50.5 49.5
11~20개비 100.0 44.8 55.2
21~30개비 100.0 39.9 60.1
31개비 이상 100.0 35.1 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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