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연말연시를 화려하게 장식하며 대국민 공분을 불러온 대한항공 땅콩회항 사건과 백화점 모녀 사건이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재구성, 시청자들을 들끓게 했다.

지난 10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프로그램의 주특기인 미드식 재구성과 치밀한 사건 조사에 극적인 구성으로 또 한 번 시청자를 ‘들었다 놨다’. ‘갑질 논란’을 사회적 화두로 던진 두 사건과 더불어 유한양행 고(故) 유일한 박사의 경영사례를 극적으로 비교하는 것으로 이 사건들을 바라봤다. 백화점 모녀 사건을 파헤치며 제작진은 먼저 양측 사건 관계자들을 만나봤다. ‘그것이 알고 싶다’의 제작진과 만난 주차요원의 누나는 “누군가가 올린 사진을 보니 내 동생이었다. 대역죄인이라도 된 것 같은 모습이었다“며 ”천불이 났다. 같은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다. 누군가의 자식이라고 생각하면 그렇게 못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동생은 우리집에서 늦둥이다. 7살 정도 차이가 난다. 애지중지 키우셨다. 내가 이걸 똑같이 사과를 받아내든지 해야지. 자기네들이 왕도 아니고“라며 ”저희도 그런걸 당하니 어이가 없었다. 돈 많으면 그쪽 세상 사람들은 생각하는 거 자체가 우리랑 다른 건가”라며 답답해했다.

하지만 ‘백화점 모녀’의 입장은 정반대였다. 백화점 모녀는 그들 나름의 억울함이 있었다. “돈을 기쁜 마음에 쓰러 와서 왜 주자요원한테 이런 꼴을 당하냐. 내가 왜 돈을 쓰면서 이런 꼴을 당해야 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백화점 모녀 딸은 “2014년 말에 진상모녀라는 이름을 달아본 게 웃기다. 이런 게 마녀사냥이구나 싶다. 당일 600~700만원을 쓰고 왔는데 왜 이런 꼴을 당해야 하나 싶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고, 백화점 모녀의 어머니는 “차를 빼달라길래 사람이 와야 가지 않겠냐고 했다. 처음엔 죄송하다고 하더니 제 차 뒤로 와서 권투폼을 했다”며 사과를 하 는듯 하더니 위협적인 행동을 취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입수한 CCTV에서는 권투를 하듯 주먹을 휘두르는 주차요원의 모습과모녀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머리를 조아리는 모습도 담겨있었다. 사건 당사자인 주차 요원은 “당시에는 너무 당황스러웠다. 주먹을 휘두른 듯한 행동은 고객을 향해 한 것이 아니었다. 고객이 오해를 했다고 생각한 후 죄송하다 말했지만, 의사전달이 잘 되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백화점 모녀는 하지만 “주차요원이 먼저 차 안에 있던 딸을 위협하는 듯 한 행동을 취했고 이에 격분해 주차요원에 따지러 갔다”며 “때릴 수 없기 때문에 무릎 꿇릴 수 있고, 사회정의를 위해 그렇게 했다”고 설명했다.

백화점 모녀 사건과 더불어 땅콩회항 사건도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다시 짚었다. 이날 방송에선 박창진 사무장이 출연, 사건 이후의 이야기를 전했다.

박 사무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해당 승무원들이 회사 측이 요구하는대로 진술하면 교수 자리를 주겠다는 약속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진술해 시청자들을 또 한 번 충격에 빠트렸다. 조현아 전 부사장이 사건과 관계된 승무원에게 “국토부 조사 중 미리 정해진 대로 진술 하면 모기업이 주주로 돼 있는 대학교 교수 자리를 주겠다”는 제안을 했다는 것이다.

대한항공 승무원들이 진술하는 조현아 전 부사장과 오너일가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 승무원들은 “아버지뻘 회사 사람들에게도 당신이 누구 덕분에 돈 받는줄 알아? 이년아 이 새끼야 라는 욕을 했다”, “너는 이것도 몰라? 이 병신같은 누구야? 이렇게 말하고. 퍼스트클래스 다른 분들도 있는데 우리는 기물이라는 표현을 쓴다. 기내에 있는 사물이다”고 밝히기도 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사라진 상위층의 갑질논란과는 반대로 이날 방송에선 유한양행을 세운 故 유일한 박사의 이야기가 소개돼 극적인 대비를 이뤘다.

유일한 박사는 유서를 통해 자신의 주식을 모두 학교에 기증하고 아들에겐 “대학까지 공부를 가르쳤으니, 스스로 자신의 길을 개척하라”는 이야기를 남기는가 하면 회사 경영에서 아들과 조카를 해고시키고 전문경영인에게 맡기는 등 가족들과 친인척을 철저히 배제했다.

전 유한양행 고문은 “유일한 박사가 ‘회사 조직에 친척이 있으면 파벌이 형성되고 회사발전에 지장이 있으니 내가 살아있을 때 친척되는 사람은 다 내보내야 겠다’고 했다. 그래서 당시 친척이 되는 사람들은 다 내보냈다”고 회고했다.

유한양행은 또 정치자금을 제공하지 않아 세무감찰의 표적이 됐지만 세무감찰팀장은 20일간 세무조사를 했어도 꼬투리를 잡을 것이 없어서 놀랐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유일한 박사는 “국민들에게 쓰일 귀한 돈”이라며 원칙대로 세금을 모두 납부했기 때문이라는 일화였다.

대한민국을 뒤흔든 두 개의 갑질 사건과 경영인의 정도를 걷고 있는 유한양행의 사례가 함께 비친 이날 ‘그것이 알고 싶다’는 시청자들의 공분을 건드리며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전국 기준 8.9%, 수도권 기준 9.2%(닐슨코리아 집계)를 기록, 여전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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