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저유가 시대 자가용족이 늘고 있다.
경기도 안양 집에서 서울 광화문 직장까지 약 30㎞ 거리를 자가용으로 다니는 김경민(37ㆍ가명) 씨, 작년 이맘때 출퇴근 유류비로 한 달에 약 30만원을 지출하던 김 씨는 국제유가 급락으로 최근 다달이 들어가는 유류비가 5만원 이상 줄었다.
1주일에 두 번, 3만원씩 주유하던 김 씨는 ℓ당 1500원대까지 가격이 내려간 동네 주유소에서 5만원만 넣고 1주일을 버틸 수 있게 됐다.
한 주유소 사장은 “지난해 초만 해도 3만원 넣는 손님이 많았는데 요즘엔 5만원 손님이 가장 많다”면서 “가득 넣으시는 손님도 상당히 늘었다”고 전했다.
김 씨도 간혹 이동중 1400원대 주유소가 보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들러 휘발유를 가득 넣곤 한다. 휘발유가 ℓ당 2000원에 육박했던 불과 몇개월 전만 해도 상상하기 힘든 모습이다.
27주에 걸친 지속적인 유가 하락에 ‘저유가 시대’를 맞이한 우리 삶의 풍경도 조금씩 변하고 있다.
11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서비스 오피넷이 제공한 ‘국내 석유제품 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ℓ당 1547원 까지 떨어졌다.
이는 2009년 6월 둘째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ℓ당 1900원에 달했던 전년 동기 대비 300원 정도가 저렴해졌다.
작년 5월 1800원대에 진입한 전국 휘발유 평균가는 10월에 1700원대에 진 입한 이후 12월에는 1600원대와 1500원대를 연속 돌파하며 꾸준한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올들어서는 충북 음성에 ℓ당 1360원대 주유소도 등장했다.
ℓ당 1300원 대 주유소는 대구와 인천, 경기, 경북, 경남, 충북, 전북, 광주 등 전국 38곳으로 늘었다.
서울에서는 영등포구 도림동과 대림동의 주유소들이 ℓ당 1414원에 파는 것이 최저가다.
최근 주요국의 경기 지표 악화와 유로화 대비 미달러화 강세 등의 요인으로 국제유가가 앞으로도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석유공사는 전망했다.
이같은 저유가 시대를 맞아 유류비 부담 없이 자가용을 끌고 다니는 시민들도 늘고 있다. 휘발유가 큰 폭으로 내려 앉은 지난 11월, 서울의 관문인 남산 터널을 이용하는 하루 평균 자동차 대수도 전년 동기대비 증가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2014년 11월 남산1호터널의 하루 평균 이용대수는 전년 동기(2013년 11월)대비 2032대가 늘었다. 2.7%의 증가율이었다. 남산3호터널 역시 전년 동기 대비 일일 평균 이용대수가 1133대 늘어 2.5%의 증가세를 보였다.
한동안 보기 힘들었던 석유난로 제품도 저유가 시대를 맞아 판매량이 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G마켓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동안 석유난로 제품 판매는 전년 동기대비 31% 가량 늘었다.
국내의 한 석유난로 제조사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매출이 신장했다”면서 “유가 하락이 석유난로 인기에 반영됐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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