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법, 8일 최우식 전 대표에 징역 3년·벌금 5억원 선고

1심 판결 불복한 최 전 대표, 지난 9일 항소… 검찰도 13일 항소

서울 남부지법 [헤럴드경제DB]
서울 남부지법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이용경 기자] 기업회생 신청 전 미공개 중요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매각한 뒤 손실을 회피한 혐의로 기소된 국일제지 전 대표에게 1심에서 징역형이 선고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4부(장성훈 부장판사)는 지난 8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최우식 전 국일제지 대표에게 징역 3년에 벌금 5억원을 선고했다.

국일제지 오너 2세이자 최대주주인 최씨는 지난해 3월 미공개 중요 정보인 국일제지의 회생신청 정보를 이용해 해당 정보가 공개되기 전에 자사 주식 1만주를 매각한 것을 비롯해 총 2011차례에 걸쳐 약 880만주를 매각하고 정보 공개 이후 거래정지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총 74억여원 상당의 손실을 회피한 혐의 등을 받는다.

최씨는 자본시장법상 주권상장법인의 주식 등을 대량보유할 경우 보유상황과 목적, 주요 계약 내용 등을 금융위원회와 거래소에 보고해야 함에도 이를 지키지 않은 혐의 등도 있다.

그는 2022년 12월 대부업체로부터 100억원을 대출받으면서 보유주식 1000만주를, 2023년 2월 추가로 30억원을 대출받으면서 보유주식 600만주를 담보로 제공했음에도 이를 금융위와 거래소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일제지[헤럴드경제DB]
국일제지[헤럴드경제DB]

특수지와 산업용지 등을 생산하는 국일제지는 지난해 3월 13일 이사회를 거쳐 회생절차 개시신청서를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했고, 그 다음날부터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최씨는 “국일제지가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회생절차를 개시하리라 생각하지 못했고, 이를 미리 알 수도 없었다”며 “연쇄적인 반대매매 상황을 막고자 부득이 주식매도 청구에 이르렀을 뿐 미공개 중요 정보를 이용하고자 하는 의도는 없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최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국일제지의 대표이사이자 지분율 32.13%의 최대주주이면서도, 자신이 보유한 주식을 담보로 제공했음에도 이를 보고하지 않았고, 자신이 보유한 주식의 소유상황이 변동됐음에도 이를 보고하지 않았으며, 악재성 미공개 중요 정보를 직접 생성했음에도 이를 이용해 자신의 손실을 회피하는 거래를 했다”며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나 범행 내용에 비춰 그 죄질이 나쁘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이 범한 증권범죄는 자본시장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침해해 자본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해치고 그들에게 예상치 못한 피해를 입히는 범죄”라며 “피고인은 국일제지의 회생개시 신청으로 인한 거래정지가 임박한 시점에서 자신의 손실을 회피하는 데만 급급했고, 이러한 정보를 알지 못한 투자자들은 예상치 못한 피해를 입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은 미공개 중요 정보 이용으로 인한 자본시장법 위반죄 외의 범행에 대해서는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며 “국일제지의 회생신청이라는 악재성 미공개 중요 정보가 공시되는 2023년 3월 13일 오후 6시 15분 이전인 3월 8일부터 국일제지의 주가는 계속 급락하고 있었고, 금융기관들에 담보로 제공된 국일제지 주식이 반대매매되거나 반대매매가 임박한 상황에서, 피고인은 미공개 중요 정보를 이용해 금융기관들에 주식매도 주문을 했는데, 이 같이 매도한 주식대금은 대부분 금융기관 채무변제에 충당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주식 매수기업이 피고인과의 주식 및 경영권 양수도 계약의 취지와 달리 피고인으로부터 매수한 주식을 곧바로 매도한 점에서도 피고인이 미공개 중요 정보 이용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에 다소 참작할 사정이 있다”며 “피고인은 동종의 증권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고, 벌금형을 초과하는 범죄전력이 없는 점, 국일제지 직원들과 피고인의 지인들, 국일제지 주주 중 일부가 피고인의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최씨는 이 같은 1심 판결에 불복해 지난 9일 항소했다. 이어 검찰도 13일 항소했다.


yk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