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강자 잇달아 연파 아시아선수권 최연소 우승 고교땐 세계주니어선수권 제패 파워·정확성·인내심 최대강점

주니어무대에서 세계를 휩쓸었던 ‘당구신동’ 김행직(22ㆍ경기도-수원연맹)이 대규모 성인 3쿠션 국제무대에서 우승하며 마침내 자신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만방에 선포했다.

서울 여의도동 글래드호텔여의도 LL볼룸에서 20~22일 32강 토너먼트로 치러진 제7회 3쿠션 당구 아시아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김행직은 한국랭킹 3위의 베테랑 조치연(서울당구연맹)을 40-29로 물리치고 우승했다. 이는 생애 첫 아시아선수권대회 우승이자 성인 국제대회 우승이다. 세계 최연소 우승기록이기도 하다.

김행직은 결승전에서 초구 6점을 뽑는 조치연의 초반 기세에 맞서 꾸준히 득점하며 9이닝째 19-11까지 점수 차를 벌렸다. 15이닝 들어 7점 다득점에 성공하며 20이닝까지 30-24의 우세를 유지한 뒤 21~24이닝 연속득점하며 4득점 추가에 그친 조치연을 꺾고 대망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앞서 32강전에서 난적 강동궁(수원시청)을 40-27로, 16강전에서 오노데라 타케히로(일본)을 40-31로 꺾은 김행직은 8강에서 베트남 랭킹 7위의 강자 응유엔 쭈이 쭝을 27이닝만에 40-33으로 물리쳤다.

이후 준결승에선 2011년 아시아선수권자인 이충복(동양기계/전북당구연맹)마저 40-29로 꺾으면서 결승에 올랐다.

아시아선수권자가 된 김행직은 고등학교 2학년이던 지난 2007년 한국선수로는 최초로 세계주니어 선수권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이어 3년 뒤 2010년부터 주니어 부문에 마지막으로 몸담았던 2012년까지 이 대회를 3연패하며 통산 네 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3쿠션 당구 아시아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김행직이 매서운 눈빛으로 큐볼과 목적구를 바라 보며 스트로크를 위한 어드레스를 하고 있다. 뒤로 결승전 파트너 조치연이 초연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모습이 보인다.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3쿠션 당구 아시아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김행직이 매서운 눈빛으로 큐볼과 목적구를 바라 보며 스트로크를 위한 어드레스를 하고 있다. 뒤로 결승전 파트너 조치연이 초연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모습이 보인다.

이후 주니어무대를 떠나 유럽리그로 진출해 꾸준히 활약해온 그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국내외 강자들이 득실한 성인 국제무대에서도 정상권을 향한 도약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이번 대회 16강전에서는 세계적 기량을 지닌 강자들이 대거 탈락했다.

세계랭킹 1위인 절친한 동갑내기 친구 최성원을 1회전에서 물리치고 올라온 한국랭킹 1위 허정한은 16강전에서 패하며 아쉬움을 자아냈다. 조재호는 김형곤을 상대로 이 대회 타이기록인 하이런 14점을 뿜어내며 분전했으나 패했다.

3쿠션 당구는 파워, 정확성은 물론 흔들리지 않고 상황을 조망하는 판단력과 경험, 자신을 통제하는 인내심이 고루 요구되므로 20대, 30대보다는 오히려 40대와 50대에 전성기를 구가할 수 있는 스포츠로 알려져 있다. 22세에 불과한 김행직의 우승은 이런 점에서 더욱 대단하다고 평가될 수 있다.

김행직은 지난 해 국내 대회에서 세계기록급의 대기록을 작성하면서 주니어시절보다 한층 진화한 모습을 선보였다.

그는 지난 해 11월 열렸던 제5회 서천한산모시 2014 대한당구연맹회장배 전국당구대회에서 조정환(서울당구연맹)을 상대로 1이닝 8점, 2이닝 3점, 3이닝 11점, 4이닝 10점, 5이닝 3점으로 단 5이닝만에 35점제 경기를 마무리짓는 괴력을 발휘했다.

이는 이닝당 득점을 따지는 에버리지로는 무려 7점이다. 어지간한 프로 선수도 1점 초반대를 넘기 어려운 게 에버리지다.

본선의 40점제 방식으로는 세계 탑랭커 프레드릭 쿠드롱(벨기에)이 생애 두 차례 달성한 6이닝 40점이 세계최고기록이다. 김행직이 이번에 작성한 5이닝 35점 기록은 이런 세계기록에 버금가는 놀라운 성적이다.

조용직 기자/


yjc@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