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박영서 특파원] 중국의 막대한 부채 문제는 중국 경제를 위협하는 시한폭탄이다. 최근들어 공공부문 부채가 빠르게 늘면서 중국 금융당국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중국 사회과학원에 따르면 2012년말 기준 중국의 총부채 규모는 111조6000억위안(약 1경9503조원)으로 같은 해 국내총생산(GDP)의 215% 수준이다. 특히 중국이 직면한 가장 큰 위험요소로 꼽히고 있는 지방방정부의 부채는 지난해말 19조9000위안(약 3484조7000억원)으로 중국 심계서(감사원)가 조사한 수치보다 2배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방정부의 부채문제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추진하면서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했다. 당시 지방정부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 나섰으나 대부분 공공시설에 투자하는 바람에 수익을 올리는 데 실패, 악성부채를 짊어지게 됐다.
여기에 중국기업들의 부채문제도 심각한 상황이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기업들의 부채가 내년에는 아일랜드 GDP의 2배 가까운 4270억달러로 예상했다. 이는 중국기업들을 디폴트(채무 불이행) 사태로 몰아넣을 수 있다.
아시아 최고재벌인 리카싱(李嘉誠) 청쿵그룹 회장도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와의 인터뷰에서 “과열화된 부동산 시장이 중국 기업들의 채무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며 “중국기업들이 이를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중국이 안고있는 막대한 부채는 중국의 신용 및 경제성장에 치명적인 타격이 될 수 밖에 없다. 투자를 위축시켜 성장에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금융위기도 일으킬 수 있는 문제다. 만약 정부가 늘어나는 부채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위기는 더 심각해질 수 있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7.0%냐 7.5%냐를 논하는 것은 의미가 없어진다.
이와관련, JP모건체이스는 현 중국의 부채 규모 및 증가 수준이 1980년대 일본과 닮아있다면서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과거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이 재림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부채문제는 중국의 유동성 경색위기에도 파급을 미치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이 공개시장조작 조치로 더욱 공격적인 통화완화에 나서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부채가 GDP 대비 200%를 넘는 상황에서 섣불리 돈 풀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따라 중국 지도부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부채, 특히 지방부채에 대해 깊은 우려감을 갖고 관리에 엄격히 나서고 있다. 성장률이 떨어지더라도 지방정부의 부채규모를 줄어나가겠다는 각오다. 지방부채 관리 수준을 지방공무원들의 승진 또는 강등 기준으로 삼아 부채문제를 해결해나가겠다는 것이다. 또한 지방정부의 수입 구조를 개혁하는 문제도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런 부채 우려가 과장된 측면이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중국 정부의 막대한 자산 규모로 인해 부채문제로 인한 위험은 그리 크지 않다는 주장이다.
런민은행에서 화폐정책위원을 지냈던 위용딩(余永定) 중국사회과학원 세계경제정치연구소 교수는 “중국의 자산 규모는 100조위안으로 추정되며 이는 현 GDP의 2배에 가깝다”라고 “이같은 자산 규모를 감안하면 사실 걱정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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