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기훈 기자] ‘나홀로 리더십’, ‘불통’ 등 현 정부를 수식하는 부정적 키워드는 대개 부실 인사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지난 24일자로 단행된 경찰 치안감 인사를 두고도 ‘권력형 보은인사’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승진 내정자에 ‘인사 청탁’ 구설수에 오른 인사가 포함되고, 철도노조 지도부 체포에 실패한 수사, 경비, 정보 분야 책임자들이 대거 승진한 까닭이다.

이번 치안감 인사는 지난 3일 치안정감 인사 후 3주가 지나도록 발표가 지연되며 진통을 겪었다. 통상 치안정감 인사 1주 후면 발표되는 관례를 벗어나 이례적으로 인사가 지연되며 경찰청 인사과장이 갑자기 교체되는 등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그리고 뚜껑을 연 치안감 인사는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치안감 승진자 가운데 친박계 핵심인사인 현역 국회의원의 친동생이 포함돼 청와대 ‘인사 청탁’ 의혹이 끊이질 않았다. 문제의 승진자는 계급정년 6년인 경무관에 승진한 지 2년 만에 다시 치안감으로 승진했다. 사상 유례없는 초고속 승진 케이스였다.

지난 22일 민주노총 본부 진입 작전의 책임자인 경찰청과 서울지방경찰청의 수사와 경비, 정보 분야 인사가 승진 내정자에 모두 포함된 것에 대해서도 뒷말이 많다. 경찰의 검거 작전 실패에는 이들 분야의 ‘총체적 부실’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됐었기 때문이다.

정부의 이번 경찰 치안감 인사에 대해 한 퇴직 경찰 간부는 “무엇보다 경찰 고위직 인사가 중립성을 갖지 못하고 정권에 따라 정치 논리에 휘둘리는 게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는 “지역별ㆍ입직경로별 안배도 중요하지만 지나치게 기계적 균형에 매달려 마땅한 인물이 낙마하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정권이나 정부가 교체될 때마다 반복되는 일이지만 올 한해 회자됐던 ‘부실 인사’ 논란은 결국 연말 경찰 고위직 인사도 피해가지 못했다. 안타까운 일이다. 더욱이 작은 정부 기조와는 달리, 치안강화 차원에서 조직이 커지는 경찰에서 인사잡음이 들리는 것은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인사가 만사’라는 해묵은 지혜를 새삼 되새겨야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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