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어져온 소문이 아닌 정부 차원의 확실한 지원이 필요할 때다.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는 콘텐츠 융합의 외침이 실질적인 지원으로 이어져 융합 콘텐츠의 결과물이 나타나길 기대해본다.
‘가담항설(街談巷說)’이란 말이 있다. 거리나 세상에 떠도는 이야기나 소문을 말한다. 정부는 최근 ‘창의적 콘텐츠산업 육성’으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창조경제를 견인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번 창의적 콘텐츠 산업 육성방안에는 2017년까지 수출 100억달러 달성, 매출액 120조원 달성, 일자리 8만개 창출, 9000억원 규모의 펀드 추가 조성 등 세부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창의적인 콘텐츠를 통해 창조경제를 실현한다는 정부의 정책이 첫 삽을 떴으나 아직 ‘가담항설’에 불과하다.
이번 정책이 구체적이긴 하지만 특별하지 않다고 본다. 그도 그럴 것이 정부는 매년 콘텐츠진흥원을 통해 콘텐츠산업에 투자를 지속해왔지만 콘텐츠산업 투자 비중에서 애니메이션 콘텐츠 기업이 갖는 비중은 미미한 수준에 그쳐왔다. 실제로 2011년 문화계정 모태펀드 투자금액의 약 66.9%가 영화와 게임에 투자된 바 있다. 이에 다음의 두 가지 측면에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창의적 콘텐츠산업이 확대되기 힘들다고 생각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창조기반과 애니메이션 분야 투자비중 확대가 필요하다고 본다.
먼저 창조기반을 만들기 위해 매년 콘텐츠펀드를 조성하기보다 창작에 대한 실질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펀드의 경우 기본적으로 자금 투자에 대한 수익이 확보돼야 한다. 그러나 애니메이션 콘텐츠의 경우 시장 특성상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도 인지도를 얻기 위한 기간이 길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대부분 영화나 음원, 게임시장 등으로 발길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 이를 위해 애니메이션 콘텐츠 창작을 위한 정부의 과감한 재정적 지원과 실질적인 유통 인프라 구축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 애니메이션 인프라 구축의 부재는 국내 애니메이션 제작 여건의 악화로 귀결된다. 국내 애니메이션 제작사는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데 최소 2년이 소요된다. 방송 플랫폼을 통해 일반 대중에게 인지도를 형성하기까지 1년, 머천다이징 등의 상품을 확대하는데 1년의 기간이 걸린다고 본다. 이런 사업의 특성 때문에 기간과 수익성에 목적을 두지 않은 과감한 재정적 지원이 필요한 것이다.
인력양성에 대한 중요성도 잊어서는 안 된다. 애니메이션 콘텐츠 산업은 창작에 대한 기초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는 단기간에 양성할 수 없기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재능을 발굴할 필요가 있으며, 학교교육 등이 동반돼야 하는 이유다.
대원미디어의 경우 자회사 대원씨아이와 학산문화사를 통해 국내에서 출간되는 만화잡지의 3분 2가량을 발행한다. 이는 만화산업의 근간을 잇고 애니메이션의 기반이 되는 만화작가의 발굴과 양질의 만화작품 생산을 목적으로 한다. 그러나 투자를 지속하지만 창작 애니메이션과 만화작가의 발굴에 어려움이 크다. 이런 어려움을 딛고 다시금 창의적 콘텐츠 산업 육성 방안이 실질적인 활동을 위한 초석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앞서 말한 과감한 재정적 지원과 인력 인프라 구축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필요하다. 매년 이어져온 소문이 아닌 정부 차원의 확실한 지원이 필요할 때다.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는 콘텐츠 융합의 외침이 실질적인 지원으로 이어져 융합 콘텐츠의 결과물이 나타나길 기대해본다.
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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