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 서울의 한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20대 남성 2명이 흉기를 든 난투극을 벌이다 1명이 숨지고 다른 1명은 크게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최근 서울 도심에서 칼부림 사건이 잇따라 발생한 가운데, 가장 안전해야 할 공간인 초등학교마저 치안 부재에 놓여있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시민들의 불안은 커져가고 있다.
서울 수서경찰서에 따르면 2일 오전 6시 10분께 강남구의 모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조모(27) 씨와 박모(27) 씨가 서로에게 칼을 휘둘렀다. 조 씨는 목과 가슴 등을 수차례 찔려 그 자리에서 숨졌고 박 씨는 허벅지와 무릎을 크게 다친 상태로 쓰러져 있다가 주민의 신고로 경찰에게 붙잡혔다. 중태에 빠졌던 박 씨는 인근 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고 오후에 의식을 회복했다. 주말인 데다 이른 시간이어서 교내에 아이들이 없었던 덕에 추가 인명 피해는 일어나지 않았다.
27살 동갑내기로 또래 여성 A 씨를 사이에 둔 ‘연적’ 관계인 박 씨와 조 씨는 둘 다 술에 취한 상태로 말다툼을 벌이다 식칼 4개를 동원한 칼부림을 벌였다. 조 씨는 A 씨의 현재 남자친구이고, 박 씨는 A 씨의 이전 남자친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박 씨를 살인 혐의로 입건해 자세한 범행 경위를 캐묻고 있지만 박 씨가 구체적인 진술을 하지 않고 있어 수사에 애를 먹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끔찍한 칼부림이 서울 한복판에서 일어나는 일이 점점 더 잦아지고 있어 시민들의 불안은 커져가고 있다.
지난달 29일 정오 서초구 양재동의 한 거리에서 정신질환이 있는 30대 남성이 지나가던 시민을 흉기로 위협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남성은 길을 가던 시민을 흉기로 위협하고 이에 놀라 도망가는 사람들을 쫓기까지 했다.
지난달 14일에는 강남구 신사동의 한 술집에서 빌려간 돈 700만 원을 갚지 않는다며 40대 남성이 10년 지기 친구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지난 9월 20일에는 영등포구 영등포역 파출소에서 조사를 받던 송모(55) 씨가 함께 조사받던 남성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피해 남성은 과다출혈로 중태에 빠졌다가 결국 사흘 만에 숨졌다.
10대 청소년들이 부모에게 반항하며 흉기로 위협하다 이를 막으려는 경찰관을 흉기로 찔러 다치게 한 사건도 연달아 발생했다.
시민들은 초등학교마저 더 이상은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점에 크게 우려하고 있다. 학교 안전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살짜리 딸을 둔 직장인 김모(35) 씨는 “초등학교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경악스럽다”며 “학교가 열린 곳이고 개방돼야 하는 게 맞지만, 외부인이 마음대로 학교에 드나들지 못하도록 청원경찰을 비롯해 제도를 철저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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