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정산 파문 이어 증세 논란 ‘증세없는 복지’놓고 당정청 엇박자 대내외 경제여건 악화에 진퇴양난 전문가들 “정치권에 휘둘리지 말고 강한 리더십으로 국민 설득해야”
새해 경제살리기와 구조개혁을 화두로 가속 페달을 밟으려던 최경환호가 사면초가에 처했다.
연초에 터진 연말정산 파문으로 납세자들의 거센 반발에 부닥친데 이어 이번엔 여당 수뇌부가 ‘증세 없는 복지’의 폐기를 요구하면서 증세 논란이 달아오를 조짐이다.
하지만 키를 쥔 청와대는 ‘증세 없는 복지’ 공약에 매달려 있고, 경제 상황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이대로 가다가는 성장을 촉진하면서 개혁을 추구한다는 ‘초이노믹스’가 실종될 것이란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도 연말정산 파문에서 시작된 세금문제가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발목을 잡고 있다. 여당인 새누리당 수뇌부마저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증세 없는 복지는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고, 유승민 신임 원내대표도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소득세는 물론 법인세까지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각을 세웠다.
현실적으로 증세를 통해 복지를 확대하거나 증세를 하지 않고 복지도 줄이는 방법이 있으나 모두 어려움이 있다. 이번 연말정산 파동에서 보여준 것처럼 국민들은 증세에 아주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고, 복지를 줄이는 것은 더욱 어렵다. 더구나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는 법인세의 경우 세계적인 인하 추세를 거스르기도 힘들며, 자칫 이것을 건드렸다가는 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다.
그렇다고 여당 수뇌부의 주장을 외면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정책 조율에 실패할 경우 여권 내부의 파열음이 커지면서 국정 혼란이 심화될 수 있다. 경제정책이 정치권에 끌려가는 모습을 보일 경우 최 부총리의 리더십은 심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세금 문제로 최경환호가 진퇴양난에 빠진 상태에서 국내외 경제여건은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는다. 한국은행을 비롯해 국내외 투자은행(IB) 등에선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하향조정하고 있고, 물가가 0%대를 지속하며 일본식 장기불황과 디플레이션 우려가 증대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의 양적완화를 필두로 일본과 중견국, 신흥국들의 환율전쟁도 점차 본격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이 심각한 위기라는 점을 인식하고, ‘증세 없는 복지’의 도그마에서 벗어나 경제 정책의 중심을 잡고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지 않으면 경제살리기와 구조개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칠 것이라며 발상의 전환을 촉구했다.
강호상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정책 일관성이 흔들리는 심각한 위기상황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며 “인기에 영합하려는 정치권에 휘둘리지 말고 정부가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 직접 대국민 설득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정책이 번복되는 일이 반복되면 개혁은 더욱 어려워진다”며 “혼란을 극복하기 위해 청와대가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추가 부담 없이 복지를 늘리는 것은 불가능한 만큼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개혁에 대해서도 모든 것을 하겠다는 자세에서 벗어나 가계 가처분소득을 늘리고 투자를 촉진할 수 있는 구조개혁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말했다. 성 교수도 이대로 가다가는 경제살리기와 개혁이 물건너갈 수 있다며 최경환호의 리더십 발휘를 촉구했다.
이해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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