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브랜드 로고 · 상표 · 상품 디자인 탄생비화

로고, 상표, 상품 디자인은 그 회사가 가지는 가치와 제품에 대한 이미지를 결정한다. 시각적으로 민감한 소비자들에게 디자인은 기업이나 제품 이미지의 호감ㆍ비호감을 결정하는 중요한 가치다.

세계적인 회사들도 브랜드ㆍ제품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디자인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 중엔 사람들의 뇌리에 박혀 시대를 풍미한 디자인, 오랜 시간이 지나도 사랑받는 익숙한 것들도 있다. 특히 과시적 소비의 대명사, 고가에 판매되는 명품은 많은 이의 소유욕을 높이는 선망의 대상인 만큼 상표 역시 큰 가치를 지니고 있다.

[위크엔드] 루이비통 로고, 루이비통이 만든게 아니다?

대표적인 명품 브랜드 샤넬은 디자이너였던 가브리엘 샤넬이 직접 디자인한 로고를 사용한다. 1925년 정식 등록된 이 상표는 대문자 ‘C’ 두 개가 상반되게 대칭돼 겹쳐진 모습이다. 아래 자신의 영문 이름인 ‘CHANEL(샤넬)’을 산세리프체로 디자인한 워드마크 역시 직접 디자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샤넬은 어려서 ‘코코(Coco)’라는 별명으로 불렸고 이는 자신의 이름을 나타내기도 한다. 로고는 흰색과 검은색의 단순한 대비와 ‘C’의 대칭성을 보여주며 거추장스러웠던 여성복에 대한 해방을 의미하는 뜻도 담겨 있다.

‘메릴린 먼로의 유일한 잠옷’이었던 ‘샤넬 No. 5’ 향수는 제품 자체의 화제성만큼이나 당시로써는 파격적이었던 병 디자인도 많은 사람의 입에 오르내렸다. 1921년 선보인 이 향수는 복잡함ㆍ화려함보다는 단순함의 아름다움을 강조하며 사각형의 모양을 취했고, 치장보다는 미니멀리즘에 가까운 아르데코(Art Deco) 양식을 반영했다.

기본적인 디자인은 그대로 유지한 채 현재도 큰 변화 없이 비슷한 디자인의 병에 담겨 판매되고 있으며, 그 가치를 인정받아 1959년 뉴욕근대미술관에 소장됐고 미술가 앤디 워홀의 작품에 등장하기도 했다.

루이비통의 로고는 루이 비통이 생전이 아닌 후대인 그 아들에 의해 만들어졌다. 1896년 후계자였던 아들 조지는 아버지 이름의 이니셜인 ‘L’과 ‘V’를 비스듬히 꼬아 그 주위에 꽃과 별 모양으로 장식한 로고를 개발했다. 이 같은 로고를 가방 전체에 새겨 넣은 것이 루이비통 모노그램 트렁크다. 그러나 탄생 초창기에도 수많은 ‘짝퉁’ 가방이 등장해 가방 커버를 수십번 바꿨다는 사연도 있다.

구찌의 브랜드 탄생은 두 기업보다 상대적으로 늦다. 1953년 설립자인 구찌오 구찌가 사망한 이후 아들인 알도 구찌가 1960년대 아시아 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구찌의 로고인 ‘GG’를 개발했다.

프라다는 루이비통 등 다른 명품 브랜드와 같이 최초 로고 디자인이 명확하지 않았다. 프라다는 우월 의식을 타파하고자 하는 이미지와 명품 고유의 고급스러움을 동시에 담는 디자인을 창조해내려 했다.

문영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