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이형석 기자]제 18회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작으로 3일 상영된 ‘바라: 축복’은 영화도 영화지만, 감독의 특이한 경력과 국적도 화제가 됐다. 감독은 길게는 종사르 잠양 키엔제 린포체, 짧게는 키옌체 노르부(52)라는 이름을 가진 부탄 출신의 승려이자 부탄 최초의 장편영화감독이다. 부탄 라마 불교의 고승으로 교리에 따라 7세 때 이 종교의 창시자인 잠양 키엔체 왕포의 3번째 환생으로 지목받았다. 키엔체 노르부 감독은 부탄 최초의 장편 영화인 ‘더 컵’으로 부산에 초청된 적이 있으며, 이번 ‘바라:축복’은 그의 3번째 작품이다.

키엔체 노르부 감독은 자신의 작품이 개막작에 선정됐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부산을 찾지 못했다. 주연배우인 사하나 고스와미와 디베시 란잔, 그리고 제작자인 나넷 남스만 기자회견에 초청됐다. 감독의 불참 이유는 ‘동굴 수행’. 프로듀서인 나넷 남스는 “부탄에서도 아주 외딴 지역으로 해발 4천~5천m이상 되는 고지대의 극한 상황 속에서 수행 중”이라며 “그는 수천명의 제자를 거느린사제로 무엇보다 수행과 불교 전파가 첫번째 사명”이라고 전했다. 미국 뉴욕 출신의 영화 프로듀서인 나넷 남스는 키엔체 노르부 감독을 종교적 스승으로 먼저 따른 후 영화를 제작하게 게 됐다는 뒷얘기도 밝혔다. 키엔체 노르부 감독은 비디오 영상으로 전한 소감에서 “부산 개막작 선정은 큰 영광이자 기쁨”이라며 “내 영화는 헌신과 신념, 믿음, 상상력에 대한 영화이며 여성들의 힘을 다루고 있다, 작품을 통해 인도의 전통문화를 세상과 나누고 싶다”고 밝혔다.

‘바라’는 바라타나티암이라는 인도 남부의 힌두 전통춤을 추는 아름답고 젊은 여인이 인도의 엄혹한 카스트 제도 하에서 대지주의유혹과 사회의 냉대 속에서 천민계급의 청년과의 비극적인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을 담았다. 신파적인 스토리이지만 관능적인 춤과 서사, 인도 전통의 춤과 노래의 이국적인 정서, 힌두의 신인 크리슈나에 대한 헌신 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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