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조원대 일관체철소 프로젝트 완성...현대차그룹으로선 자동차생산 수직계열화 완성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는 17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현대하이스코의 자동차 강판(냉연) 사업 부문을 현대제철에 합병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로써 현대제철은 매출 20조원대의 거대 철강사로 자리매김했으며, 명실상부한 일관제철소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는 각각 오는 11월 29일 주주총회를 통해 관련 합병을 결의하고, 연내 합병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현대하이스코 당진공장과 순천공장을 인수해 제선(쇳물 생산)에서 제강, 연주를 거쳐 열연강판 생산뿐 아니라 하공정 제품인 냉연강판까지 생산하는 일관제철소로 탈바꿈하게 됐다.
▶현대차그룹 “자동차생산 수직계열화 완성”=현대제철과 하이스코 합병은 ‘선택과 집중’을 통한 수익성 극대화가 목표점이다. 합병은 양 계열사뿐만 아니라 그룹으로서도 윈-윈 효과라는 의미다.
현대제철은 재무구조가 좋은 하이스코와의 합병을 통해 수익성 제고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된다. 현대제철은 현대하이스코 냉연사업 부문 합병으로 열연ㆍ냉연강판 공정을 일원화하게 돼 생산원가 절감은 물론 수익성 개선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당진 3고로 건설사업 과정에서 생긴 차입금 부담도 상당 부분 해소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현대제철의 총차입금은 11조원가량으로, 순이자비용만 연 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냉연 사업을 떼어낸 현대하이스코는 석유ㆍ가스 수송 파이프라인 등에 쓰이는 강관 제조와 자동차 경량화 사업 등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으로서도 자동차 생산의 수직계열화 완성이라는 상징성을 얻는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표정이다. 한마디로, 모두에 윈-윈인 것이다.
이에 현대제철과 하이스코 합병은 “합병이 안 되는 게 이상하다”고 할 정도로 시간문제로 여겨져 왔고, 시장에선 기정사실화한 지 오래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제철에서부터 자동차 생산까지 수직계열화를 이룬 것이 현대차의 경쟁력인데, 하이스코와 제철이 합병하면 자동차 생산의 수직계열화가 한층 강화되고 효율성도 높아지며 나아가 자동차산업 경쟁력도 한층 도약할 수 있다”고 했다.
▶합병 이면엔 또 다른 것(?)도=현대제철과 하이스코의 합병을 바라보는 눈은 그러나 액면 그대로 ‘선택과 집중 경영’으로만 바라보지는 않고 있다. 당장 증권업계에선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라는 지적을 피하고, 효율적인 지배구조를 구축하려는 취지가 녹아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합병이 완료되면 현대하이스코 지분을 갖고 있던 현대차가 현대제철 지분을 새로 보유하게 된다. 현대차는 현대하이스코 최대주주(29.37%)로, 합병하게 되면 현대차는 현대제철 지분을 추가로 보유하게 되는 구조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렇게 되면 정몽구 회장이 가진 합병 후 현대제철 주식을 기존 현대제철이 보유한 현대모비스 주식과 맞바꿔 순환출자 고리를 끊을 수 있다”고 했다.
업계에선 앞서 삼성에버랜드의 제일모직 패션사업 인수 추진, 삼성SDS의 SNS 흡수 합병 등과 같은 흐름과 비슷하게, 현대차그룹에서도 지배구조 개편과 함께 후계경영을 의식한 조치들이 본격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제시한다.
▶남은 관건은=이번 분할합병 시나리오가 완성형으로 끝날지는 주식매수청구권 규모가 최대 관건이다. 주식매수청구권은 합병 결정에 반대하는 주주들이 반대의사를 표시하고 해당 주식을 회사에서 사줄 것을 요구하는 것을 말한다.
현대제철은 주당 8만2712원에, 현대하이스코는 주당 4만2878원에 주식매수청구권을 제시했다. 주주총회 전일인 11월 28일까지 반대 의사를 표시한 주주들에 한해 일정 기간 동안 주식을 사주게 된다. 주총 이후 오는 12월 19일까지 주식매수청구권을 접수할 예정이다.
현대제철은 주식매수청구금액이 5000억원이 넘을 경우, 현대하이스코는 2000억원이 넘을 경우 합병을 철회할 수 있다고 했다.
김영상ㆍ김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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