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만기전 기초자산 매도위법”

ELS(주가연계증권) 시세조작 사건에 대한 국내 첫 집단소송이 허가된 가운데, ELS 투자자들에게 수익금을 주지 않기 위해 일부러 만기 직전 기초자산을 대량 매도한 금융회사가 투자자에게 손해배상을 할 책임이 있다고 법원이 판결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1부(부장 최승록)는 ELS 투자자 양모 씨 등 142명이 캐나다왕립은행(로열뱅크오브캐나다ㆍRBC)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당초 약정된 만기상환 수익을 모두 거둘 수 있게 됐다.

재판부는 “투자자에게 상환 의무를 부담하고 있는 RBC가 기초자산을 대량 매도함으로써 주가를 기준가격보다 낮게 형성한 것은 위법한 행위”라고 판단했다. 기초자산 대량 매도가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정상적인 헤지거래였다는 RBC 측 주장에 대해서는 “시장의 공정한 가격 형성을 저해하지 않고 투자자의 정당한 이익과 신뢰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양 씨 등은 2008년 한화증권이 판매한 ‘한화스마트ELS10호’에 투자했다. 해당 ELS의 위험 헤지를 담당했던 RBC는 ELS 기초자산인 SK 보통주 매물을 만기기준일에 대량 매도, 종가를 하락시켜 만기상환 조건에서 벗어나게 함으로써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입게 했다.

이 사건은 당초 양 씨 등의 집단소송 청구로 시작됐지만 1ㆍ2심 법원이 집단소송을 불허해, 현재 집단소송 허가 여부에 대해 대법원이 심리하고 있다.

한편 민사21부는 지난 9월 도이체방크의 ELS 시세조작 사건에 대해 국내 최초로 집단소송을 허가한 바 있지만, 도이체방크의 항고로 상급심 심리가 진행 중이다.

김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