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녀 캐릭터 노하우요? 상대방을 바라볼 때 눈을 착하게 뜨면 안돼요. 눈을 의미심장하게 뜨는 게 키포인트에요.”
배우 손은서는 유독 악녀 캐릭터를 많이 맡아왔다. 그는 MBC '욕망의 불꽃', SBS '내 딸 꽃님이', KBS2 '사랑비', MBC '메이퀸' 등에서 쌓은 ‘악녀 노하우’를 최근 종영한 JTBC ‘그녀의 신화’에서 마음껏 발산했다.
그는 극중 운명을 거스르며 꿈을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감추는 주인공 은경희 역을 통해 악녀로 분해 은정수 역의 최정원과 대립각을 세웠다. 이쯤 되면 모든 시청자들에게 사랑 받는 최정원이 부러울 법도 하다.
“질투나죠. 은정수 캐릭터는 저와 완전히 반대되는 상황이잖아요. 모든 시청자들이 좋아해주시고, 심지어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 저를 싫어하잖아요. 촬영을 하면서 그 점이 가장 부러웠던 것 같아요.”
최근 서울 강남 논현동의 모처에서 만난 손은서도 악녀 이미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비쳤다.
“캐릭터에 대한 생각을 항상 해요. 들어오는 캐릭터들도 악녀 비중이 높은 게 사실이에요. 제가 작품을 했을 때 ‘새로운 캐릭터를 맡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해요. 그러면서도 사람들이 다른 제 모습에 어색해하면 어떡할까라는 고민도 하죠. 저도 데뷔 초에는 청순한 역할을 많이 했어요.”(웃음)
악녀 캐릭터는 본의 아니게 시청자들에게 미움을 받는다. 드라마의 주 시청층인 주부들에게는 그 여파가 더욱 크다. 식당에서 반찬을 덜 받는다거나 길가다가 꾸지람을 듣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배우가 작품을 통해 보여 지는 캐릭터는 작품에 대한 캐릭터에요. 실제와는 다르니 너무 미워하지 말아주세요. ‘그녀의 신화’에서 제가 했던 연기는 은경희, 김서현으로 기억해주시고 ‘손은서는 또 다른 작품을 하겠구나’, ‘실제는 악녀 같지 않다’라는 열린 마음으로 기억해주시길 바랄게요.”
실제로 손은서는 이번 촬영장에서 오히려 분위기 메이커였다. 그는 항상 활발한 모습으로 다른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지친 심신에 활력소를 불어넣어줬다.
“평소에는 차분한 성격인데다가 낯가림도 심한 편이에요. 하지만 이번 촬영장에서는 많이 활발해졌던 것 같아요. 다들 촬영장에서 힘든 상황인데 배우까지 힘들어하면 어떻겠어요. 화면 밖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도 열심히 일하시는 분들이 계시잖아요. 배우들이라도 밝은 모습을 보여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손은서는 이제 은경희를 벗고 새로운 도전을 준비 중이다. 그가 다음에 또 악녀 캐릭터를 맡을지, 아니면 그가 가지고 있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게 될 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지금 이 시점에서 그가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은 아직도 무궁무진하다. 그가 어떤 모습으로 팬들의 앞에 다시 서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 황지은 기자 hwangjieun_@ 조정원 이슈팀기자 /chojw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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