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국가인권위원회가 비정규직 노동자의 인권 개선을 위해 외부 기관에 조언한 내용을 자체 비정규직 노조에는 적용하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인권위는 2011년 11월 발간한 감정노동자 인권 개선 안내서 ‘여성 감정노동자 인권가이드’에서 ‘고객의 욕설ㆍ폭언이 있을 때 일시적으로 업무를 중지할 수 있도록 하는 안’을 마련하라고 조언한 바 있다.
하지만 인권위 비정규직 노조는 최근 사측과 벌인 단체교섭에서 인권 전문 상담원이 고객으로부터 폭언ㆍ욕설에 시달릴 때 전화를 끊을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을 단체협상안에 명문화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사측은 그런 상황에서 이미 관행적으로 전화를 끊을 수 있다며 거부 입장을 고수했다. 노조 측은 “전화를 끊었다가 문제가 생기면 상담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어 이 권리를 단협안에 공식적으로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인권 전문 상담원은 “우리는 하루 30통 이상의 전화를 받으면서 때로는 폭언과 욕설에 시달리는 비정규직 감정노동자”라며 “외부 기관에는 권고하고 캠페인까지 벌이며 강조한 내용을 인권위가 스스로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상담원은 “감정노동 실태조사뿐 아니라 비정규직 임금조사, 공공기관 무기계약직 실태조사 때도 인권위 비정규직은 배제됐다”며 “인권위에서 근무하는 비정규직은 사실상 인권 사각지대에 방치돼 왔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재 쟁의조정이 진행 중인 사안이어서 당장 견해를 밝히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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