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체계 개편을 하지 않아도 대기업의 정년이 내년부터 60세로 강제 연장된다. 근무연수에 의해 보수가 정해지는 연공급제를 채택한 기업들은 늘어나는 비용을 줄이려고 희망퇴직 같은 조기퇴진에 골머리를 싸매고 있다. 근로자들의 고용안정을 위한 제도가 오히려 희망퇴직을 부르면서 대기업 근로자들의 ‘고용절벽’이 가팔라지고 있는 것이다. 비정규직보호법도 시행 8년이 되었지만, 고용불안은 악화되고 있다. 이런 ‘선심성 입법’들의 부작용을 생각하면 ‘선의로 출발했어도 결과는 배신으로 돌아올 수 있다’던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말이 떠오른다.
정부는 기간제 근로자가 원하면 계약기간을 최대 4년까지 2년 더 연장하고, 계약횟수도 3회로 제한하며,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않으면 이직수당을 지급하는 등 3월까지 노동개혁을 추진키로 하였다. 이에 대하여 근본대책은 아니지만 의미있는 차선책이라고 생각하는 전문가도 있는 반면 여전히 ‘장그래’ 양산법이라며 반발하는 이들도 많다. 이에 필자는 선의가 배신이 되지 않도록 하는 몇 가지 보완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기간제 근로자의 사용기간을 4년으로 연장하기보다는 3년으로 정하는 편이 더 낫다. 현재 중소기업 비정규직의 평균 근속기간이 2년3개월인데, 그보다 짧으면 정년까지 계속 사용할만한 사람인지를 결정하기 어렵고, 너무 길면 고용불안 상태가 장기화되기 때문이다. 또한 사용기간이 끝나도 정규직이 안 되면 추가 연장된 기간에 받은 임금의 10%를 이직수당으로 주게끔 했는데, 이렇게 쥐꼬리만한 수당 정도가 아니라 불법행위로 얻는 이익보다 훨씬 더 큰 금액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징벌적 배상’ 형태로 경제적 부담을 안겨주는 편이 효과적일 것이다.
둘째, 노동개혁은 기업이 근로자 채용을 두려워하지 않고, 근로자는 실직해도 생계 안정 속에 재취업이 이루어지는 노동시장의 ‘유연ㆍ안정성’을 구조적으로 이루는 것이다. 때문에 쉽게 비정규직을 고용하고 임금마저 싸게 후려치는 ‘꿩 먹고 알 먹는’ 탐욕은 제어되어야 한다. 즉, 고용의 유연성과 함께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가운데 같은 일을 하면 같은 수준의 임금을 받는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도입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근로자의 처우개선 외에도 장기근속으로 향상되는 숙련과 직무ㆍ성과를 종합한 ‘한국형 신바람 임금체계’의 가교로 연결되고, 정년연장도 현실화되어 일석삼조의 효과가 있다.
셋째,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노동개혁을 위한 국민적 컨센서스를 이루려면 지금까지 논의에도 못 낀 비정규직ㆍ중소기업ㆍ청년도 대변할 수 있도록 참여주체의 대표성을 높여야 하며, 공익적 리더십 있는 다양한 형태의 임의적인 협의체도 병행해서 운영할 필요가 있다.
‘사회 있는 곳에 문제 있고, 문제 있는 곳에 대안 있다’는 각오라면 많은 논란 속에 해결책도 있는 법 이다. 부디 노동개혁을 주제로 목소리만 높이다가 노사간 줄다리기를 이유로 미봉책이나 용두사미로 끝내지 말고, 국민을 위한 선의가 진정한 선의가 되도록 노력하기 바란다.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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