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성수기 겹치며 서울 아파트 매매 30%이상 늘어 실수요층 중심 신규 청약 호조…미분양 감소세도 뚜렷 매수열기 수도권·중소형 집중…지속여부 후속입법에 달려
“모델하우스에 수백명이 줄을 서고 청약경쟁률이 60대1을 넘어서는 것을 보고 모두가 놀랐습니다. 청약 후에도 하루 평균 100여명씩 내방, 정부의 금융대출 및 지원상담을 벌이고 있습니다.”
버블세븐 지역의 핵심권으로 꼽히면서 2008년 이래 내리막길을 걸었던 용인지역. 지난달 말 수지 풍덕천에서 래미안 수지 이스트파크를 분양한 이재만 삼성물산 분양소장은 소비자의 관심이 완전히 달라진 것을 실감했다. 지난 5년 동안 냉랭하던 바닥 분위기와는 완전 딴판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수십대1의 청약전쟁을 치른 후 용인권 분양업체로부터 주택시장 견인에 대한 격려인사를 받기에 바쁘다며 이 같은 열기가 주변 지역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8ㆍ28대책 발표 이후 용인ㆍ화성 등지의 준공 후 장기 미분양 물량이 적지 않게 팔려나가 분양시장 전반에 활기가 돌고 있다. 바닥 분위기 급호전과 함께 서울 수도권 중개업소도 모처럼 바빠졌다. 이슈화한 이석기 내란음모 파장이 시장을 반감시키는 게 아쉬울 뿐이다. 양도세 등 세제 및 금융혜택이 주어지는 6억원 이하 아파트와 서울 강북, 목동, 강남 재건축 등에 매수 문의가 집중되면서 일부 호가상승 현상까지 생겨날 정도다.
경매시장도 마찬가지다. 8ㆍ28대책 발표 이전 70% 후반대에 머물던 수도권 소재 아파트 낙찰가율이 이달 들어 80%를 넘어섰다. 아직 8ㆍ28대책의 선반영효과인지, 가을 이사철 일시적 상황인지를 분별하기 어렵지만 온기가 곳곳에서 감지되는 것만은 사실이다.
▶가을 성수기, 8ㆍ28대책 매수세 견인 효과, 당분간 지속될 듯=8월 중순부터 시작되는 가을 이사철 성수기는 10월까지 이어지고 거래건수가 급격히 늘어나는 게 일반적인 부동산 시장 생리다.
올해도 이 같은 상황이 그대로 반영, 8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건수(신고일 기준)는 전달보다 30% 이상 급증했다. 총 2491건에 달해 취득세 감면 종료 여파로 거래가 급감한 7월의 1908건보다 크게 늘어난 것이다. 작년 8월(2236건), 9월(2125건)과 비교해도 200~300건가량 많은 거래량이다. 유동화 상품으로 인식되는 강남, 서초, 송파의 아파트 거래 건수도 311건으로 지난 7월 202건보다 100건 넘게 증가했다.
수도권에서도 마찬가지다. 기존 주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시세보다 싸게 나온 급매물은 이미 빠진 상태다. 일반 정상매물과 중대형으로 옮겨가고 있는 추세다. 신규 분양 역시 호재를 맞았다. 상습 미분양 지역인 용인과 부천에서조차 순위권에서 마감되는 상황이 나오고 있다. 래미안 수지 이스트파크는 일반분양 810가구에 2690명의 통장가입자가 몰렸다. 용인 대형단지에서 이처럼 수요층이 몰린 것은 2008년 이후 처음이다.
부천 중동에서도 순위권에서 평균 1.34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전 주택형이 마감됐다. 서울 왕십리뉴타운 1구역에 공급한 텐즈힐도 평균 1.09대1의 경쟁률을 기록한 가운데 전용 59~84㎡ 크기의 7개 주택형은 410가구 모집에 619명이 신청하는 등 청약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다. 내집마련 실수요층이 청약통장을 활용, 본격 청약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준공 후 빈집으로 남아있던 장기 미분양 아파트도 바람을 타는 추세다. 수도권 최대 미분양 지역으로 3만여가구가 남아돌고 있는 파주를 비롯해 화성ㆍ김포 등도 8ㆍ28대책 발표 이후 실수요 매입세가 강해지면서 미분양이 감소세다. 가을 성수기 분위기에 8ㆍ28대책이 가세, 매매시장 견인 효과가 더욱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회 후속 입법 분수령, 처리 안되면 재차 시장 냉각 불가피=하지만 이 같은 주택매매 시장 호전 분위기의 지속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가을 성수기가 끝나는 10월 말이면 에너지가 다시 떨어지면서 매수세가 자취를 감추고 전세난만 더욱 심화하는 악순환이 계속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매수 훈풍이 강남ㆍ강북 등 일부 지역, 중소형아파트에 국한되어 있는데다 집값 하락 불안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부동산 시장 내부 구조 변화, 부동산 자산 기피현상 등 사회적 변수와 내수 불황과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등 외적인 경제환경이 맞물려 매수 전환이 쉽지 않고 집값 불안을 더욱 심화시킬 여지가 크다. 수도권 집값이 2010년 이래 거의 매년 떨어지거나 변화없이 약세를 이어온 주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향후 8년간 전세난이 계속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내놓을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8ㆍ28대책은 의미가 크다. 가계대출 증가와 재차 자가주택 중심 지원책이라는 부담 속에서도 주택매매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전ㆍ월세난을 완화시킬 현실적 대안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이미 시장에서는 10월 시행될 장기저리의 수익 및 손익 공유형 모기지에 대해 큰 관심과 함께 매수세를 강화하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 거래량 증가가 검증된 취득세율의 영구 인하 역시 기존 주택 매물을 소화하고 거래를 늘리는 활력이 될 것이다.
최대의 난제는 국회의 후속 입법이다. 이명박(MB)정부의 복사판이 될 것이냐, 아니면 시장친화적인 열린 입법이 될 것이냐에 따라 시장분위기가 크게 엇갈릴 것이기 때문이다. 9월 정기국회에서 바닥 냉기를 걷어내고 여유자금의 주택시장 유입 물꼬를 터줄 관련 입법의 마무리가 중요하다. 정부의 강력한 후속입법 대응과 머리를 맞댄 여야의 입법협력이 절대 필요한 이유다.
취득세율 영구 인하를 주요 골자로 한 지방세법 개정안을 비롯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분양가상한제 신축운영, 수직증축 리모델링 허용 등의 주요 부동산 규제 완화 법안의 통과 여부에 따라 시장탄력 지속 여부가 결정되고 민간 임대주택 투자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다.
장용동 대기자/ch10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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