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자재 회사서 車ㆍ전자ㆍ태양광 등 소재부문 60%로 변신
한일 무역역조의 주범은 부품소재다. 건축자재 기업으로 출발한 한화L&C가 10여년 만에 부품소재 분야에서 일본을 넘어 세계로 진출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23일 한화L&C에 따르면, 연성회로기판 소재인 FCCL(연성동박적층판)에 이어 양산 중인 스마트기기용 ITO(산화인듐주석)필름도 국산화해 일본업체 추격에 나섰다.
지난해 독자 개발에 성공한 뒤 올해 5월부터 양산, 품질을 인정받아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화웨이, 레노보, ZTE 등에 ITO필름을 납품 중이다. 국내 스마트기기 제조업체 공급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한화L&C는 하반기 ITO필름 생산라인을 증설하는 등 2018년까지 증설을 계속해 72만㎡인 연간 생산능력을 550만㎡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수요량이 2300만㎡에 달하는 이 시장은 최근까지 일본업체 니토덴코, 오이케 등이 독점해 왔다.
ITO필름은 전기가 통하는 투명 필름으로, 스마트폰 태블릿PC 각종 모니터 등 스마트기기 터치스크린패널의 핵심 소재다. 국내시장 규모만 올해 1조원 이상으로 추산되며, 터치스크린 방식이 확대되고 있어 성장성이 매우 높다.
한화L&C는 이에 앞서 2003년 일본업체가 장악한 FCCL 분야에 진출한 이래 2008년에는 FCCL 국내시장 점유율을 50% 가까이 끌어올렸다. 이후 일본 업체들을 이 시장에서 완전히 퇴출시켰으며, 해외 수출에도 성공했다.
스마트폰, 태블릿PC 뿐 아니라 자동차 전장용 회로소재로 FCCL의 적용 범위를 넓혔다. 관련 시장 성장세에 발맞춰 FCCL 생산라인 160% 증설을 진행 중이다.
자동차용 경량화소재 성과도 괄목할만 하다.
2007년 LWRT(저중량 열가소성 플라스틱) 세계 1위의 미국 아즈델(AZDEL) 사를 인수해 단박에 이 분야 세계시장을 석권했다. 또 2009년 세계시장 점유율 1위(70%)에 오른 GMT(강화 열가소성 플라스틱)는 폴리프로필렌수지에 유리섬유 매트가 강화재로 보강된 판상 형태의 복합소재로, 강도는 철판과 같으면서 20~25%정도 가벼운 게 특징이다.
최근에는 GMT에 철프레임을 결합시킨 ‘스틸 하이브리드 GMT 프런트빔’을 개발, 강도는 더 높이면서도 추가로 무게를 12% 줄였다.
이 때문에 완성차업체와 함께 신차 설계단계부터 소재와 부품성형을 함께 개발하고 있는 사업체계를 구축했다.
미국 앨라배마와 버지니아를 비롯해 중국의 북경과 상해, 체코 등에 해외법인을 설립해 현지 생산 중이다. 공급처도 현대ㆍ기아차 외에 GM, 폴크스바겐, 포드, 도요타 등으로 다변화했다.
이밖에 첨단 보강재인 CFRTPC(연속섬유강화 열가소성 플라스틱)를 사용해 현재보다 20% 더 가벼운 새로운 경량신소재 개발에도 성공했다. 차세대 복합소재인 탄소섬유 분야도 일본 도레이 사와 제휴로 진출,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한화L&C는 1965년 설립된 한국화성공업이 모태. 1999년 한화종합화학(현 한화케미칼)이 원료부문(한화석유화학)과 가공부문(한화종합화학)으로 분사됐다. 한화종합화학은 2007년 한화L&C로 사명을 변경했다.
1999년 분사 당시 한화L&C 매출액은 4100억원에 불과했으며, 건자재부문이 80% 이상을 차지했다. 분사 이후 현재 매출은 1조5500억원(2012년)으로 4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소재부문이 60%로 건재부문을 추월했다.
김창범 한화L&C 대표는 “건축자재 위주의 전통적 사업구조에서 탈피해 자동차ㆍ 전자ㆍ태양광 등 소재분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며 “2015년까지 소재 매출비중을 75%까지 끌어올려 세계적 소재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
<사진설명>한화L&C 충북 음성사업장의 한 직원이 연성회로기판 소재인 FCCL의 생산 상태를 지켜보고 있다.
▶한화L&C의 최근 5년 매출ㆍ사업비중 추이(단위=100억원, %)
연 도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매출액 116 121 135 142 155
소재비중 35 37 45 51 58
건재비중 65 63 55 49 42
*매출액은 국내외 실적 모두 포함
freihe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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