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기훈 기자] 2008년 이후 공소시효가 만료돼 범인을 잡더라도 처벌이 불가능한 사건이 연평균 1만4000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살인ㆍ강도ㆍ강간ㆍ방화 등 ‘4대 강력범죄’ 사건도 91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24일 강기윤 새누리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8년부터 올해 8월까지 경찰이 기소중지(지명수배) 의견으로 송치한 범죄 가운데 공소시효가 만료된 것은 7만8776건이었다.

죄목별로는 사기ㆍ횡령이 5만6571건으로 가장 많았고, 폭력 1059건, 절도 668건, 마약범죄 67건 등으로 뒤를 이었다. 4대 강력범죄의 경우 살인 12건, 강도 26건, 강간 35건, 방화 18건으로 집계됐다.

공소시효 제도는 범죄 발생 후 오랜 시간이 지날 경우 증거 판단과 재판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 시행하고 있다. 공소시효는 수사기관의 입장에선 미결사건에만 매달릴 경우 수사의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이를 막기 위한 제도로도 활용된다.

하지만 반인륜적 흉악범죄의 경우 공소시효를 없애야 한다는 여론 또한 만만찮다.

이에 지난해 13세 미만 아동과 장애인에 대한 강간죄의 공소시효가 폐지됐다. 장애아동 성폭행 사건을 다룬 영화 ‘도가니’의 여파였다. 아울러 강간살인죄는 피해자 연령이나 장애유무와 상관없이 공소시효를 적용받지 않는다.

공소시효가 만료돼 미제사건으로 남은 대표적 사건으로는 이른바 ‘화성 연쇄살인사건’이 있다. 경기 남부 지역에서 4년 7개월 간 부녀자 10명이 성폭행 뒤 살해됐으며 이 사건은 2006년 4월2일 마지막 사건의 공소시효(당시 15년)가 만료되며 법적으로 종료됐다.

현재 형법상 공소시효는 살인 25년, 강도 10년(특수강도 15년), 형법상 강간 10년(특수강간 15년), 방화 15년, 절도 7년(특수절도 10년), 사기 10년, 횡령ㆍ배임 7년(업무상 횡령ㆍ배임 10년) 등이다. 특별법의 공소시효는 형법과 다를 수 있다.

강 의원은 “공소시효는 법적 안정성을 위해 필요하지만 피해자와 그 가족을 두 번 울리는 제도”라며 “살인, 강간 등 반인륜적 범죄에 대해서는 공소시효 적용을 배제하는 등 법적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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