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수백억원대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형을 선고받았던 최태원(53) SK 회장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1심에서 무죄를 인정받았던 동생 최재원(50) 수석부회장은 징역 3년6월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 문용선)는 27일 이 사건 핵심 공소 사실인 465억 계열사 펀드 출자금 횡령(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상 횡령) 혐의에 대해 변경된 예비적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고 최 회장 형제에 대해 이와 같이 선고했다.

예비적 공소사실에 따르면, 최 부회장은 2007년 말부터 김원홍 전 SK 해운 고문의 투자 권유로 자금 조달을 계획했지만 쉽지 않았다. 2008년 9월 최 부회장은 김원홍에게 또 한 번 투자 권유를 받고 SK계열사가 펀드에 출자하되 출자금을 선지급받는 방식을 기획했고 최 회장은 이를 허락했다.

최 부회장은 1심에서 무죄로 선고받았던 IFG 주식을 계열사 펀드 자금으로 고가에 매입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상 배임)에 대해서도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예비적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김준홍 전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대표 진술은 합리성, 객관적 상당성, 일관성, 구체성이 있어 명백하게 믿을 수 있다”며 “김준홍 진술만으로도 유죄를 선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를 밝히면서 기업 범죄에 대한 엄벌 필요성을 강조했다. 재판부는 “대규모 기업집단 최고 경영자가 사회적 책임을 도외시하고 투명한 의사결정을 무시한 채 지위를 악용해 사적 이익을 추구할 경우 경제 질서 근간을 위태롭게 할 수 있어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또 최 회장에 관해 “배임 혐의 등으로 집행유예를 받고 2008년 사면ㆍ복권된 적이 있다. 이번 사건으로 미뤄 또다시 범행을 저지르지 않을까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검찰 수사부터 항소심에 이르기까지 수차례 진술을 번복해 온 피고인들 태도 역시 지적됐다. 재판부는 “범행을 숨기려고 진실과 허위를 넘나들면서 수사기관과 법원을 조종할 수 있는 듯 행동했다”며 “규범의식이나 준법정신, 재판제도나 법원에 대한 존중이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밖에 김 전 대표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장 모 전무에게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각각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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