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기훈 기자] 오비맥주가 지난달 12일 ‘가성소다 맥주’의 자발적 회수를 발표하기 전, 본사에 보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피해를 키운 것으로 밝혀졌다.

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이번 가성소다 혼입 사고가 발생한 것은 지난 6월 8일로, 당시 해당 공장장이 사고 발생을 알고도 이를 본사 측에 제때 보고하지 않아 열흘 동안 생산이 계속된 것으로 밝혀졌다.

오비맥주는 6월 26일부터 지난달 9일 사이에 광주공장에서 생산된 ‘OB 골든라거’에 제작 과정에서 실수로 가성소다가 포함됐다며 지난달 12일 자진 회수를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오비맥주 측은 “밸브 조작 실수로 소량의 가성소다 희석액이 정상 발효 중인 탱크의 맥주에 섞이게 됐다. 발견 즉시 식약처에 보고하고 관련 제품을 자발적으로 회수키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식약처 조사 결과, 사고 사실은 공장장에게 보고됐지만 10일 동안 생산이 계속됐다. 문제의 맥주는 상당량 시중에 유통됐으며 1일 현재 약 73%가 회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혼입된 가성소다는 희석된 수산화나트륨으로 흔히 양잿물로 불린다. 하지만 식약처는 “문제의 제품의 PH 농도나 가성소다 잔류량이 정상제품과 차이가 없어 인체에 무해하다”고 밝혔다. 가성소다는 제품의 산도를 맞추기 위한 식품첨가물로 쓰이고 있고 품질 자체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게 식약처의 설명이다.

하지만 식약처 대응이 안일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건이 발생했을 때 오비맥주의 자체 조사 결과만을 믿고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먹을거리 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 식약처로서의 책임있는 자세가 아니란 것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사고 발생 초기에 정상적인 보고가 이뤄졌다면 본사 차원에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탱크에 보관된 맥주를 전량 폐기하는 등 조기 수습이 이뤄졌을 것”이라며 “안타깝게도 적절한 보고가 이뤄지지 않아 막대한 피해를 감수하며 회수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아울러 “부실한 보고 체계에 대한 책임을 느끼며 해당 공장의 책임자에 대해 대기발령 조치를 내린 상태”라고 덧붙였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