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특수약품 처리기술을 이용하면 미화 100달러 지폐 한 장을 두 장으로 복사할 수 있다고 속여 투자금을 뜯어내려한 외국인들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흰종이를 달러화로 위조하는 이른바 ‘화이트 머니’ 기술을 보여주며 돈을 투자하면 범죄 수익금의 일부를 돌려주겠다고 속여 돈을 받아챙기려 한 혐의(사기미수 및 통화위조)로 과테말라인 A(33) 씨를 구속했다고 5일 밝혔다. 경찰은 또 해외로 달아난 과테말라인 B(30)씨 등 일당 2명을 쫓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 등 3명은 지난 6∼7월 한국으로 귀화한 파키스탄인 C(43) 씨에게 “화이트머니 기술로 진폐 한 장당 위폐 두 장을 만들 수 있다. 미화 20만달러를 투자하면 수익금의 30%를 주겠다”며 돈을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A 씨 등은 C 씨를 속이기 위해 화이트머니 제조 과정을 시연했지만 실제로는 미리 숨겨뒀던 진폐를 복사용지와 바꿔치기하는 속임수를 쓴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100달러 지폐 앞뒤로 같은 크기의 복사용지를 붙이고 요오드용액을 바른 뒤 비눗물에 씻는 척하며 진폐를 복사용지와 바꿔치기했다. 그러나 이를 수상히 여긴 C 씨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A 씨는 C 씨가 투자할 경우 이익금으로 지급할 100달러 지폐 586장을 컬러복사기로 위조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블랙머니(검은 종이를 특수약품처리해 만든 위폐)’ 사기 수법이 알려지자 ‘화이트머니’라는 신종 기법을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블랙ㆍ화이트머니 모두 존재하지 않는 돈”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들은 화이트머니 위조 장면을 시연하기 위해 사전에 철저히 연습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A 씨 등이 국제사기조직과 연계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