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승완 기자] “저기있다. 김OO 씨 잡아요”, “잡았다...아....뺏었다!”, “와~!”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의 LG트윈타워. 평소라면 한산했을 금요일 저녁 7시지만 이날 만큼은 건물 안이 들썩들썩거렸다. LG전자의 CI 색상에 맞춰 빨간색과 하얀색의 티셔츠를 맞춰입은 24명의 사람들이 사옥 곳곳을 뛰어 다녔다. 지상파 인기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 처럼, 이들은 서로 이름표를 뺏기위해 추격전을 벌였다. 가뿐 숨을 몰아쉬며 뛰어다니는 와중에 틈틈이 스마트폰으로 동영상도 촬영했다.
이날 트윈타워를 ‘휘저은’ 사람들은 모두 LG전자의 직원. 빨강색의 L팀과 흰색의 G팀으로 나뉘어 ‘Possible Man’이란 사내 행사를 벌였다. 지상파 인기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을 패러디한 이벤트다.
5대1이 넘는 경쟁율을 뚫고 선발된 24명의 참가자들은 실제 ‘런닝맨’의 작가가 참여해 만든 다양한 게임을 벌였다. ‘감동(Inspired)’, ‘자신감(Empowered)’, ‘미소(Smiling)’ 등 지난 2일 발표된 LG전자의 새로운 3대 브랜드 가치를 담은 ‘옮겨라 감동콩’, ‘파서블 체어’, ‘점프점프 스마일’ 등의 게임에 이어, 상대편이 가지고 있는 3가지 브랜드가치 이름표를 빼았는 ‘It’s All Possible 레이스’까지 총 2라운드에 걸친 게임이 자정무렵까지 펼쳐졌다.
이벤트는 결국 L팀의 승리로 돌아갔다. 우승팀에는 침구청소기 인당 1대씩이, 진 팀에게 포켓포토 1대씩이 상품으로 제공됐다. MVP로 뽑힌 HE본부 TV유럽마케팅담당 김지훈 사원에겐 전세계 공개를 앞두고 있는 전략 스마트폰 G2가 주어졌다. 이긴 팀이나 진팀이나 모두 미소가 가득했다.
평소엔 창원에서 근무하는 강승혁 AE선행제어팀 연구원은 “에어컨 들고 다니랴 애플리케이션 만들랴 바쁘게 키운 체력을 여기서 써먹을 줄은 몰랐다”며 “직장에 새로생긴 좋은 형, 동생, 누나들과 웃으면서 여기저기 뛰면다니다보니 새 BI 내용도 머릿속에 남고 직장생활에서 평생 남을 추억이 하나 더 생긴 것 같다”고 했다.
TV속에서나 봄직한 행사를 본사 사옥에서 ‘화끈하게’ 벌인 데는 이유가 있다. 새로운 ‘브랜드 정체성(BI)’을 모든 임직원들이 더 쉽고 재미있고, 정확하게 체득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이른바 ‘BI 내재화’다.
김기완 LG전자 글로벌마케팅 부문장(부사장)은 “직원들이 찍은 모습을 영상으로 제작해 각종 채널을 통해 새 BI홍보에 활용하고, 해외법인등에서도 자발적으로 이런 이벤트를 벌일 수 있게 지원할 예정”이라고 했다.
LG전자는 최근 사내에서 대대적인 BI 내재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특히 해외 법인들에 포커스가 맞춰졌다. 해외의 임직원들을 위해 신규 BI가 적용된 액자, 마우스패드, 자석클립 등 다양한 종류의 사무용품을 나눠줬고, 신규 BI 및 커뮤니케이션 체계의 오, 남용을 사전 방지하기 위해 수백 페이지 분량의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가이드라인도 배포했다. 광고와 매장디자인까지 새BI를 반영해 새롭게 꾸며질 예정이다.
LG전자가 이처럼 팔을 걷어붙인 데는 해외에서 브랜드 파워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최고 경영진의 의지가 자리잡고 있다. 글로벌 IT, 전자 시장이 부진하지만 제품 경쟁력 만큼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만큼 보다 적극적이고 고객지향적인 커뮤니케이션으로 LG전자의 팬을 늘리겠다는 차원이다.
회사관계자는 “새 BI는 철저한 고객중심의 관점과 가치를 모두 담고 있다”며 “그에 걸맞는 마케팅의 체질 변화로 세계 시장에서 더욱 사랑받는 LG전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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