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윤 위원장도 반대입장 밝혀 경찰인력도 모자라 실효성 의문

정부가 보험사기 예방을 위해 가벼운 부상의 접촉사고도 경찰에 신고해야 보험처리가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금융당국은 보험소비자 권익 침해 소지가 있다며 법 개정안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13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보험사기의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일환으로 가벼운 차량 접촉사고에도 경찰에 신고해야만 보험처리가 가능하도록 한 내용의 자동차손해배상책임법(자배법) 개정안을 추진 중이다.

손보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사기 수법이 더욱 교묘해지고 있어 사고 발생 시 경찰에 신고하도록 해 보험사기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손보사 입장에서는 경찰 신고를 의무화하는 것이 보험사기 예방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 신고 의무화는 보험계약자의 권익이 침해될 수 있다는 점에서 반대여론도 만만치 않다. 특히 금융위원회는 신제윤 위원장까지 나서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최근 신 위원장은 국토부의 자동차손해배상법 개정에 대해 이는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며 “교통사고 신고 의무화가 소수의 보험사기범을 잡으려다 다수의 보험소비자에게 큰 불편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고 전했다.

또한 차사고 신고를 의무화해도 업무 처리의 실효성 등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란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한해 발생하는 교통사고건수와 경찰인력을 감안할 때 과연 제대로 된 업무처리가 이뤄질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강조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교통사고건수는 432만여건. 이 중 경찰에 신고 접수된 건수는 20만건 정도다. 반면 경찰인력은 올해 추가 증원될 3만명을 포함해도 13만여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에 대해 손보협회 측은 보험소비자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보험사기 예방이 가능하도록 여러 가지 보완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정부가 자동차보험 사기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고 여러 가지 방안을 고민 중이다”며 “경찰신고 의무화도 현장에서 가해자와 피해자에 대한 조서를 작성하거나, 인사사고건에 대해서만 신고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재검토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양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