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한국경제의 현주소, 과거 유사지점 찾아보니
제조업가동률 보합세 불구 전자 등 수출호조 증시자금 이탈 잇따라…종합주가지수는 상승
삼성전자·현대차 제외한 산업계 채산성 악화 유류비도 15% 상승 생활물가 10% ↑ 부채질
엔저 약달러 지속…조선 등 경쟁력 ‘뒷걸음’ 백화점식 정책나열 벗어나 민생경제 올인을
‘빅데이터가 알려주는 거시경제의 지침은 미시적이다.’ 그만큼 정교하다는 뜻이다. 헤럴드경제데이터연구소가 한국 언론 사상 처음으로 선보인 빅데이터 분석은 ‘유사한 과거로부터 정교한 교훈을 얻는다’는 것이다. 현재 경제 상황이 과거 어느 어느 시점과 유사한지 밝혀내고 41개의 세부 경제 양상에서 나타나는 편차를 면밀히 주시해, 오늘날 어떤 정책 수단을 통해 ‘나쁜 것은 나쁘지 않게, 좋은 것은 더욱 좋게’ 할 수 있을지, 실천방향을 도출하게 된다.
2013년 8월 하순은 막바지 폭염 속에 민생경제가 뒷전으로 밀렸다. 새 정부 출범에 따른 활황의 기대감이 너무 일찍 풀 죽었지만 수출은 묵묵히 호조를 보이고, 주식시장에 돈은 빠졌지만 주가는 올랐으며 부동산 매기가 고개를 들기 시작한다.
헤럴드경제데이터연구소가 12개 핵심 ‘경제DNA’에 가중치를 부여하고 수십조 개체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도출한 경기지수(KOEPI:1ㆍ5면 참조)는 지난 5월 110.7로 최근 7년간 정점을 보였다가 지금은 107.2를 기록, 2010년 7월과 참여정부 말기인 2007년 11월, 이명박정부의 말기인 2012년 12월과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현 시점과 2010년 7월과 비교할 때 총론적으로는 상승하다 조정기를 맞았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추락이냐 상승이냐 기로에 선 것이다.
각론적으로는 41개 경제구성인자의 특성이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보였다. 건설, 부동산, 고용, 제조가동률 등은 비슷한 수치를 보인다. 제조 가동률이 보합세임에도 수출은 전자 자동차 분야의 강세로 늘어났고, 증시자금이 은행권으로 빠져나갔음에도 종합주가지수는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수진 헤럴드경제데이터연구소 부소장은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을 선호하면서 증시에서 이탈했지만, 수출주도형 주력업종인 우량주 중심의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가지수는 오히려 상승했다”면서 “수출증가를 주도한 삼성전자, 현대차 등 최우량기업을 제외하면 실상 산업계는 원/엔 환율 하락, 엔/달러 환율 상승으로 수출하더라도 채산성 확보하지 못했고, 가동률도 낮아졌다”고 진단했다.
가계와 물류비에 부담을 주는 유류가는 15% 가까이 상승해 생활물가가 3년 전에 비해 10% 가까이 상승하는 데 1등 악재로 작용했다.
지금의 엔/달러 환율은 2010년 7월에 비해 11.8% 상승했기 때문에 조선, 정밀기계, 중공업, 철강의 해외 경쟁력은 그만큼 악화된 상황이다. 다만 새 정권 출범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소비심리지수는 6.3%나 상승했다.
현 시점은 2012년 12월과도 매우 유사하다. 차이점은 일본이 환율전쟁 선전포고로, 그때부터 이달까지 8개월간 엔/달러 환율은 무려 12.8%나 상승해 산업계에 결정적인 부담을 안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늘어난 것은 산업계가 외로이 한국경제를 지탱해왔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장 부소장은 “우리가 저성장의 그늘에 일찍 빠져든 것은 환율전쟁에서 패퇴했기 때문”이라며 “새 정부가 환율문제에 어느 경제 이슈보다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장 부소장은 “지난 5월 뚜렷한 재료없이 상승기미를 보인 것은 창조경제에 대한 기대 ‘심리’ 때문”이라며 “새 정권의 새 정책이 실물경제에 바로바로 투영되는 모습을 국민한테 보여줘야 전반적인 심리가 살아나 새로운 모멘텀을 형성할 수 있으므로, 정치문제는 조속히 타협점을 찾고 민생경제에 올인하는 것이 작금의 최고 해법”이라고 진단했다.
연구소 측은 아울러 백화점식 정책 나열을 지양하고, ▷유류비 등 물가 핵심요소의 단속 강화 ▷증권투자에 대한 부양책의 마련 ▷철강, 중공업 등 통상과 환율문제에 민감한 업종에 대한 정책수단 강구 등을 주문했다.
권남근 기자/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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