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기훈 기자] 1980년대 시위현장에서 시위대와 애증을 키웠던 전투경찰(이하 전경)이 다음달 창설 42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다음달 전경 마지막 기수가 전역하기 때문이다.
21일 경찰청에 따르면 2011년 12월 입대한 3211기 전경 182명은 오는 9월 25일 전역을 앞두고 있다.
전경이란 용어 자체는 6ㆍ25전쟁을 전후한 시기에도 존재했다. 이들은 주로 직업 경찰관으로 좌익 반란사건 진압 등 전투임무를 수행해왔다.
하지만 전경 제도는 1970년 12월 31일 전투경찰대 설치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본격 출범하게 된다. 1968년 1월 북한군 31명이 청와대 기습을 노린 일명 ‘김신조 사건’ 일어나자, 정부는 대간첩작전에 대한 대비책 마련 차원에서 1971년 최초로 군 징집 대상자 중에 1522명을 전경 요원으로 확보했다. 전경은 1975년과 1980년 두 차례 법 개정을 거쳐 대간첩작전 외 경비ㆍ검문ㆍ치안업무를 보조하는 역할을 맡게 되고 차출인력도 불어나게 된다.
1979년 10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살해당한 후 시국 혼란이 지속되자, 정부는 1982년 의무경찰(의경) 제도도 신설했다. 이로써 전ㆍ의경 제도는 대간첩작전을 맡는 전경과 치안업무를 보조하는 의경으로 이원화된 구조를 갖추게 된다.
1980년대 전경의 임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단연 시위 진압이었다. 제5공화국의 탄생과 6ㆍ29 선언으로 이어지는 현대사의 굵직한 현장엔 늘 전경들이 투입돼 시위 진압 역할을 맡았다.
이 과정에서 강경진압으로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인권 문제에 대한 비판도 끊이질 않았다. 특히 1989년 5월 부산 동의대에선 시위 진압에 나선 경찰관과 전경 7명이 목숨을 잃는 사건도 있었다. 당시 희생자에 대해선 올해 4월에서야 명예회복 보상금이 지급됐다.
현재까지 전ㆍ의경 전역자는 66만여명이며 현재 복무자 수는 2만5000여명에 달한다. 국방부가 2012년 1월부터 작전전경 전환복무제를 폐지하고 의무경찰로만 전환복무토록 함에 따라 다음달 마지막 전경이 사라진 빈 자리는 의경으로 완전히 대체된다.
한편 전ㆍ의경 문화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되던 구타 및 가혹행위는 현재 자취를 감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지난해 의경 지원율은 4.4대 1을 기록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으며 올해 6월엔 1만명 이상의 인원이 의경에 지원하며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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