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수애 가디건’ ‘슈주 티셔츠’ 앞으로 이런 단어들을 오픈마켓에서 찾아볼 수 없게 될 지도 모른다. 연예인들이 자신의 이름을 허락 없이 사용하지 말라며 오픈마켓을 상대로 소송을 걸었기 때문이다.오픈마켓은 개인과 소규모 판매업체 등이 온라인상에서 자유롭게 상품을 거래할 수 있도록 돕는 중개형 인터넷 쇼핑몰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장동건, 배용준, 2PM, 소녀시대 등 연예인 59명은 지난 6월 G마켓ㆍ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와 11번가를 운영하는 SK플래닛을 상대로 손해배상 집단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 이들 오픈마켓에 등록돼 있는 판매자들이 연예인 이름을 무단 사용하고 있음에도 오픈마켓이 이를 방조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유명인들의 얼굴이나 이름 등을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권리, 이른바 ‘퍼블리시티권(Right of Publicity)’을 침해했다는 것이다.
사건을 담당한 재판부 역시 지난 21일 열린 첫 변론기일에서 “자신의 이름이 다른 상품의 판촉을 위해서 허락없이 쓰였다면 피해를 입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혀 연예인들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라서 앞으로 사건은 퍼블리시티권이 법적으로 명시되지 않은 국내에서 이를 인정할 수 있는지, 오픈마켓이 퍼블리시티권 침해를 방조했는지 등을 쟁점으로 다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법정 바깥에서는 연예인들의 이러한 퍼블리시티권 챙기기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있다. 연예인들의 퍼블리시티권을 직접 침해하는 오픈마켓 판매자들의 사연은 문제를 명확하게 드러낸다.
오픈마켓을 통해 악세사리를 팔고 있는 최모 씨는 얼마 전 한 법무법인으로부터 300만원의 합의금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받았다. 모 연예인의 이름을 걸고 판매한 귀걸이가 빌미가 됐다. 최 씨는 해당 귀걸이를 한 달 간 고작 2만5000원 어치 팔았을 뿐이었다. 인터넷에는 최 씨와 비슷한 경험을 한 영세사업자들의 호소가 줄을 잇는다.
한 오픈마켓 관계자는 “영세업체 입장에서는 비싼 수임료를 주고 소송에 대응해야 할 지, 적당한 선에서 합의금을 줘야 할 지 선택의 기로에 놓여있다”고 하소연했다.
이런 사례가 빈발하는 것은 일부 법무법인의 무차별적인 ‘기획 소송’ 때문이다. 아르바이트생을 동원해 퍼블리시티권을 침해하고 있는 사례를 대량 수집한 뒤 이를 피해 연예인의 기획사에 가져가 도장 한 번 받는 식으로 이뤄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한 변호사는 “비용을 들이지 않고 퍼블리시티권을 지키려는 소속사 측과 패소 가능성이 낮고 쉽게 돈벌이 할 수 있는 사건을 만들어내려는 로펌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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