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금융위원회가 4대 태스크포스(TF) 작업을 마무리하고 27일 ‘정책금융 역할재정립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 4월부터 무려 4개월간 5개 관계부처 및 민간 전문가가 13차례의 회의를 거쳐 만든 방안이다. 하지만 결론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금융위 산하 기관인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정금공)을 통합하는 선에서 마무리한 것. 일각에서는 금융위가 관계부처 간 협의를 못해 개편 폭이 작고, 그 내용 역시 산은 지주 이전인 2008년과 같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산은, 2008년 이전으로 회귀= 정책금융체제 개편의 핵심은 대내 정책금융 기능을 산은으로 일원화한 것이다. 이는 지난 2008년 산은지주 출범 이전과 비슷하다. 이명박 전 정부는 지난 2008년 산은 민영화를 전제로 정책금융 역할을 수행하도록 산은에서 정금공을 분리한 바 있다.
금융위가 산은을 재통합하기로 한 것은 산은의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정책금융 기능에 활용하기 위해서다. 박근혜 정부가 벤처 및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창조금융을 강조하는 만큼 정책금융기관 맏형으로서 산은의 경험과 인프라를 충분히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정금공이 설립 취지와 달리 자체적인 수익구조를 갖지 못했던 점도 산은과 정금공 통합에 한몫을 했다. 정금공은 70조원의 자산 중 무수익 자산(18조원)과 산은지주 지분(18조원)을 제외한 35조원을 온렌딩(간접대출) 10조원, 유동성공급자(LP) 투자 약 4조원, 지급대출 약 23조원 등으로 운용했다. 금융위는 정금공의 대출 자산의 대부분이 산은과 겹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산은과 정금공 통합은 결국 산은지주 체제 이전인 2008년으로 회귀하자는 것”이라며 “정부가 정책 실패를 시인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결국 금융위 산하기관만 만지작=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등으로 이원화된 대외 정책금융 부문을 그대로 둔 것에 대해서도 이견이 있다. 금융위는 수은과 무보가 통합되더라도 무보 업무는 별도의 기금 형태로 유지해야 하는 것으로 봤다. 따라서 통합시 수은의 대출여력 확대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워 결국 수은-무보의 통합 추진을 포기했다.
또 은행업(수은)과 보험(무보)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리크스 관리가 필요한 점도 수은ㆍ무보 통합의 방해 요소로 작용했다. 이에 일본, 독일 등 해외 다수의 국가들은 대출, 보험 기능을 존중해 2개의 ECA(Export Credit Agency;수출 신용 기관)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금융위가 관계부처 간 협의를 하지 못해 타부처 산하기관 간 물리적 조정을 하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있다. 무보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기관이라 산업부와 원활한 협의가 없이는 물리적 조정이 어렵다.
정책금융업계 관계자는 “정책금융체제 개편이 이해 관계자들이 많이 쉽지 않은 작업이었을 것”이라면서도 “결론은 금융위 산하 기관을 손보는 선에서 끝나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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